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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May 16. 2023

나만의 호주여행.

#멜버른, 캔버라 그리고 시드니

호주를 다녀왔다. 여행을 가장한 자비출장이랄까? 복잡한 상황이 얽혀, 바쁜 일정가운데 호주에 대해 알아볼 새도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됐다.

호주에 착륙하기 전에 비행기에서 바라본 하늘

호주에 대해 기대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호주에서 돌아오면서, 참 어중간한 관광지가 호주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볼 수 있는 압도적인 문화유산도 없고, 호주의 자랑인 블루마운틴이나 그레이트 오션로드도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나 그랜드캐년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다. 하버브리지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 중 12사도

조금은 실망스러운 느낌 속에 멜버른과 호주의 수도 캔버라를 거쳐 시드니에 닿았을 때, 오페라하우스 하나만으로 호주를 올만하다는 생각 했다.


나에게 호주는 오페라하우스다.


하버브릿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페라하우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사람들은 어딜 가나 매우 친절했다. 화장실도 깨끗했고, 무료 탭 워터를 제공했다. 우리나라 정서와 닮아있는 느낌이다.



1. 멜버른


첫 번째 도시. 멜버른.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생동감이 넘치는 젊은 도시 느낌이다. 나의 친구는 멜버른이 좋아 두 번 갔다던데, 잘 모르겠다. 호주의 역사만큼, 뭔가 빈약한 느낌의 도시였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로 유명한 미사거리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지 빠뜨리지 않은 미술관 관람. 호주국립미술관에서 피카소와 램브란트를 만났다. 뭐, 전반적으로 갤러리가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그래도 그라피티가 넘쳐나는 도시다. 그라피티가 관광지가 된 미사거리. 박물관 전시가 뭔지 보여주었던 amci 시네마박물관.

피카소의 우는 여인과 함께 영화처럼 나도 한컷.

해외 미술관을 다닐 때마다 흔히 보는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질투가 나고 부러운 장면.

학생들이 갤러리에서 직접 걸작들을 보며 수업을 받는다.


2. 캔버라


두 번째 도시. 캔버라. 호주의 수도이지만 인구는 겨우 40만. 시드니와 멜버른이 다투니 캔버라로 수도를 정했다는 배경이 있다. 정말 깨끗한 도시. 자연이 함께하는 평화로운 도시였다. 땅이 넓으니 공간이 넓고, 단층이다. 부럽다. 그 여유가 참 좋다. 살고 싶은 도시다.

그림같은 도심풍경. 넓고 깨끗하고 쾌적하다.

특히, 건축물이 유독 아름다웠던 국립호주박물관. 박물관 관계자 미팅이 있었고, 얼떨결에 회의를 주도하게 되었다. 마치 업무담당자처럼. 너무나 큰 환대에 당황했지만, 우리가 의도한 주제와 질문은 충분히 논의되었고, 잘 마무리되었다.

회의중. 무려 7분이나 참석해주셔서 엄청 당황했다.

이 경험은 정말 특별하다. 이런 스페셜리스트들과 회의를 해 보다니. 두 번 다시 이런 경험 또 해볼 수 있을까? 그간 노력한 영어공부가 빛을 바란 순간이었다. 함께 한 동료들도 만족했다. 정말 뿌듯하다.

캔버라에서 마지막 밤. 재즈음악에 현지느낌 물씬 나는 그 펍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3. 시드니


호주에 실망감이 커질 무렵 도착한 시드니. 그 간의 아쉬움 한 순간에 사라졌다. 명불허전 오페라하우스. 호주는 건축물 디자인에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호주만의 독립적 색채가 부족한 상황이니까. 호주다운 무언가가 확실히 필요하다.

오페라하우스 옆 하버브릿지 야경.

시드니는 해안도시인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했다. 페리를 타고 맨리로 가 보기도 했다. 도심 한가운데 해안을 끼고 조성된 보타닉가든.

보타닉가든. 수백살은 되보이는 나무가 가득한 곳.

그리고 몸짱들의 핫 플레이스인 본다이비치. 그저 미소만 지어지더라는.

본다이비치에 명물, 아이스버그. 몸짱들이 넘쳐나는 곳.

그곳에 한참을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서, 모래사장 아무 데나 드러누워 있는 이들, 잔디에 누워있는 이들이, 마치 곤충처럼 대지에 붙어있다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휴식을 찾는 인간이, 어쩌면 원초본능의 형태가 아닐까.


우린 성장이란 목표아래 자연을 개발하고 남용하고 훼손하지만, 결국 한 인간은 자연을 통해 치유받는, 뭐 그런 아이러니 같은 느낌이랄까?

본다이비치. 끝없는 인간 덩이 덩이들...

좋았다. 바다도, 잔디도, 몸짱들도.


오페라하우스 하부에 있는 바에서 한잔. 최고의 밤이었다.

호주여행의 최고의 밤이었다.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보며, 선선한 공기 속에 마시는 맥주는 정말 최고였다. 호주를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해보고 싶은 일이, 이 Bar에 가서 맥주 한잔을 마시는 일이닷.



4. 새들의 천국

호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었느냐 묻는다면, 바로 새들이다. 야생동물 보호가 철저한 곳에 살고 있는 새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길을 가다 보면 앵무새가, 비둘기가, 아이비스가 사람들과 함께 걷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상점 간판위에 앉아있는 앵무새, 길거리를 활보하는 아이비스

특히, 한국의 참새처럼 도심 곳곳에 살고 있는 갈매기가 너무나 신기하다. 물론 해안도시이긴 하지만, 도심곳곳에서 참새처럼 살고 있다. 그리고 절대 경 망스레 날지 앉고 걸어 다닌다. 쫓아가면 뛰어간다.

갈매기들의 횡포. 어딜가나 감자튀김 무법자다. ㅋㅋ.


본다이비치에서 갈매기와 경보하기.


ㅋㅋㅋㅋ. 절대 날지 않는다. 그저 달릴 뿐.



여행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나라마다 갖고 있는 문화엔 다 이유가 있다는 것. 특히 지리적인 이유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 기후, 지형, 입지, 생물, 그리고 인간의 활동. 그 모든 것이 지리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어 역사를 만들고 인간의 생김새와 문화까지 영향을 주게 되니까.


호주에 대한 지식이 없이 방문하다 보니, 나름 기대에 컸었다보다. 자꾸 큰 국가들과 비교가 되었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아니 첫 여행지가 호주였다면 좋았을 거다.


누군가 말했었다. 여행은 문화가 작은 나라에서 시작해 큰 나라로 나아가야 재밌는 거라고.

블루마운틴. 스카이웨이에서.

나에게 호주는 평범했지만, 그것이 호주다. 큰 기대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호주에 온다면 좋을 거 같다. 현금 필요 없이 카드로 결제 가능하고, 친절하고, 깨끗하고, 안전하고, 무료 물도 제공하고, 무료 박물관이 많은 곳. 갈매기와 경보경주를 할 수 있는 곳.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를 볼 수 있는 곳.이랄까?


캥거루와 코알라를 보지 못한 아쉬움에 다시 한번 호주에 가볼까 한다.


호주 시드니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 잘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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