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늘어갈수록 교육을 받는 건 힘들지만, 배운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의 고수인 강사들도 만나고, 새로운 콘텐츠도 만나고. 특히, 교육을 들을수록 깨닫는 게 많다. 배우는 것보다 깨닫는 것들이.
강의를 듣다가, 강사님들의 전문성에 놀라움을 느꼈다. 나도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었는데, 과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격증만 있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늘 다양한 배움을 손에 놓지 않았는데, 과연 나는 그 자격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나?
교육 초기, 토석류를 설명했던 강사님 때문에 자괴감이 들었다. 토석류에 대해 나름 안다고 생각했는데, 강의를 듣고 내가 뭘 알고 있었던 건지 자괴감이 밀려왔다. 그 강사님 외에도, 자신의 분야에 나름 고수라 불리는 분들인지라, 강의의 깊이와 강의전달력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브라보!
강의를 하며 노후를 보내는 꿈을 꾸는 나. 과연 나도 저분들만큼 강의를 할 수 있을까? 언젠가 내가 이런 자리에서 강의를 한다면, 과연 이분들만큼 할 수 있을까?...
강의를 들으며, 배움보다 그런 고민과반성을 한다. 그래도 우리 회사 사내강사인데.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물론 그분들과 감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일지도 모르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앎의 무한성에 대해 고민했다. 끝이 없는 무한한, 절대 잡을 수 없는, 앎! 한 발짝 다가가면, 이렇게 두 발짝 도망가는. 이 앎에 대해 말이다. 나의인생은 항상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가르침을 준다.
도대체, 얼마나 해야 그분들만큼 할 수 있을까? 물론 한 분야만, 수십 년 업무를 해 오셨기에 당연한 결과라 하실 수도 있고, 같은 강의를 10년째 해 오신다면 누구보다 유창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건 비겁한 자기 합리화다. 타인에 의해 전문가라 불리어진다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전문가인 거다. 정말 배우고 싶은, 훌륭하신 분들이 참 많다. 문득,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나도 이제 좀 날아오른 것 아닌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겨우 경보 수준이다. 허겁지겁 걷기도 숨차다. 아직 뛰지도 못했다.
앎에 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알지 못하고 죽을 것 같다. 광대하고 막막한 앎에 대한 두려움이 든다.
허리도 아프고, 눈도 잘 안 보이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해야 되는 거니?
ㅋㅋㅋㅋ.
매일 오후 5시, 한 시간 휴가를 내고, 1시간을 달려 교육장에 도착한다. 저녁은 에너지바에 음료 한잔. 운전 중에 허겁지겁 먹고, 도착해 자리에 앉으면 6시 20분 강의가 시작된다. 4시간 강의가 끝나 집에 도착해 씻고 나면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