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게임 행사 취소와
인디 게임들의 피해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한 업계의 노력
대기업들은 GDC 연기를 만회하기 위해 나름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는 듯하지만 진짜 문제는 작은 게임사들이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 걱정도 있었지만, 중국처럼 한국 게임산업도 반짝 활기를 띠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행 중 다행을 찾으려는 심리도 있었다.
"(2월)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과 인근 지역에 수백만명의 중국인들이 자택에 고립되면서 재택근무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에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모바일 게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1)
중국처럼 강압적으로 격리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것일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한국 게임 산업이 특수를 누린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해외에서는 대형 게임 행사들의 연이은 취소 이후 작은 게임사들의 곡소리가 들리는데...
연이은 행사 취소와 생중계라는 대안
코로나19가 전 세계, 특히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전파되면서 해외 대규모 게임 관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3월 샌프란시스코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가 8월로 미뤄지고 6월 LA E3(비디오 게임 엑스포)는 취소를 결정했으며 많은 e스포츠 경기들도 무산되었다.
GDC는 주요 강연과 시상식은 3월에 Twitch에서 생중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GDC 메인 참가자였던 MS도 Mixer 생중계를 통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디 게임사들의 피해
대기업들은 GDC 연기를 만회하기 위해 나름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는 듯하지만 진짜 문제는 작은 게임사들이다.
"소규모 게임사들은 개인 돈을 들여서 참가하게 된다. 이때 비행기부터 호텔 예약까지 가장 저렴한 옵션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의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 6)
많은 인디 게임사들이 GDC나 E3가 자신의 게임 또는 회사 전체의 큰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그래서 어려운 자금 상태에서도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엑스포 참가에 큰돈을 투자한다.
한 인디 게임사의 GDC 취소로 인한 예상 피해금액
1. 부스 비용 - $9,800 (일단은 연기라고 했으므로 손실이 확실치 않음)
2. 행사 티켓 - $2,888 (GDC에서 환불 보장)
3. 비자 - $165 (ESTA 비용)
4. 비행기 - $6,846 (환불 불가. 매몰 비용)
5. 호텔 - $7,360 (에어비엔비. 100% 환불 받음)
6. 홍보 물품(티셔츠, 엽서, 배너 등등) - $1,144 (차후 다른 이벤트에서 사용 가능)
7. 인건비 - 측정 불가 4)
마지막 인건비 부분에서 게임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GDC와 같은 대규모 행사 준비에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개발팀은 데모를 만들고 디자인팀은 홍보물을 제작하고 신사업 팀은 퍼블리셔와 컨택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디 게임사에서는 이 모든 걸 한 사람이 다 해야 한다. 이는 시급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인디 개발자들에게는 정말 엄청난 노동이다."
그리고 가장 큰 손실은 네트워킹과 홍보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 GDC와 같은 엑스포에서는 내 게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직접 면대면으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인디 게임사들은 이런 곳이 아니면 관계자들과 이런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 또 업자들이 아니더라도 인플루언서나 일반 게이머, 작가, 또 이들의 친구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 GDC다. 그 어떤 것보다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만큼 중요한 마케팅 방법도 없다. 엑스포에서는 사람들이 그냥 걸어가다가 우연히 내 게임을 발견해준다. 인디게임에겐 다른 곳에선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GDC 주요 행사의 콘텐츠로 선정된 인디게임의 경우에는 이런 기회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 패널의 피드백이나 언론 노출 등 많은 혜택도 눈앞에서 놓치게 되었다.
인디 게임사들을 돕기 위한 게임 업계의 노력
- 피해 지원 펀드와 무료 법률 자문
게임업계의 다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벤처 기업 Wings에서 GDC 연기로 피해를 입은 인디 개발자들을 돕기 위한 모금(GDC Relief Fund)을 시작했고 며칠 만에 75,000달러가 모였다. "인디 개발자들을 돕는 게 우리의 존재 목적이고 이들을 위해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자원과 인맥을 쓰는 건 간단한 일"이라고 Wings의 CEO는 전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로 사업에 영향을 받은 자국 게임사들을 위한 무료 법률 자문 핫라인이 개설되었다. 비영리 게임 무역 협회 Ukie와 미디어 및 기술 전문 로펌 Sherdian이 손을 잡은 것으로 특히 GDC와 같은 주요 게임 행사 취소로 인한 금전적 문제에 대해 올바른 조언을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인게임 AI 가이드를 만드는 우리 회사도 GDC에 전시자로서 참여할 예정이었다. 3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이 한국 경유자들을 입국 금지할까 봐, 또는 GDC 본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이 동양인인 우리를 피할까 봐 걱정이었다. 그런데 한국이 드디어 이제 막 소강될 조짐이 보이니 다른 나라가 난리다. 언제쯤 코로나19와 게임업계는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Devcom 측은 5개월 내에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며 8월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고 8월과 10월에 열릴 Gamescom도 아직은 원래 일정에 맞춰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Gamescom은 취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고 홈페이지의 FAQ에는 아예 코로나 바이러스 섹션이 따로 있으며 행사 취소 시 환불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업데이트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전보다 게임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관련기사] ‘코로나19’ 여파…스팀 동시접속자 2000만명 돌파
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54382
참고 기사
2)https://www.yna.co.kr/view/AKR20200312013700075?input=1195m
3) https://www.kotaku.co.uk/2020/03/05/money-and-opportunity-the-hidden-costs-of-cancelling-gdc
5) https://www.gamasutra.com/blogs/StaceyHarris/20200305/359161/The_Cost_of_GDC_2020_to_an_Indie.php
6) https://www.kotaku.co.uk/2020/03/05/money-and-opportunity-the-hidden-costs-of-cancelling-gdc
8) https://www.pocketgamer.biz/news/72830/devcom-2020-is-still-taking-place-despite-covid-19-concerns/
9) https://www.yna.co.kr/view/AKR20200312013700075?input=1195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