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두 줄, 근데 암이라고요?

1장 - 1화

by 곤즈르

두 줄의 기쁨과 초음파 침묵




아침부터 몸이 유난히 무거웠다.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고, 평소보다 늦게까지 침대에 머물렀다. 생리가 늦어진 게 신경 쓰였지만, 그동안 바빴던 일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욕실 서랍을 열었다. 오래전 사둔 임신 테스트기를 꺼내 들었다.


테스트기를 사용하고 나서 몇 분간 숨을 죽였다. 한 줄이 먼저 선명하게 나타났고, 익숙한 그림이었다. ‘이번에도 아니구나.’ 하며 돌아서려던 찰나, 아주 희미하게 두 번째 선이 보였다.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야?’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했다. 아주 옅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두 줄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동안 수없이 반복했던 한 줄짜리 결과와는 달랐다. 기쁨보다 당혹감이 먼저 밀려왔다.


‘정말 임신일까? 아니, 너무 희미한데…’ 불안과 기대가 엉켜 머리가 복잡해졌다. 나는 천천히 거실로 나가 남편에게 테스트기를 내밀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고, 기뻐하기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았다. 배란일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이제 겨우 9일 차. 너무 이른 시점이라 착오가 있을 수도 있었다. ‘진짜 임신이 맞을까?’ 확인이 필요했다. 마침 주말에도 진료하는 산부인과가 있어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초음파 검사 후, 의사는 잠시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HCG 수치는 32, 임신 수치가 맞습니다.”


이제는 확실했다. 임신이 맞다는 말을 듣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기집이 보이지 않네요.”


아직 너무 초반이라 그런 걸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초음파 화면은 비어 있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며 조급한 마음을 달랬지만, 다른 병원을 찾아가도 돌아오는 대답은 같았다.

HCG 수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아기집.

그때 들은 말은 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포상기태가 의심됩니다.”


임신이 아니라 병일 수도 있다고?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은 점점 현실이 되어갔다.

나는 회사에서 최대한 평소처럼 행동하려 애썼지만, 몸은 점점 이상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파술을 앞둔 어느 날. 나는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응급실로 실려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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