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quila Sunrise
어떤 다수 집단에서 선택받는다는 건
잊히지 않을 권리를 얻는 것 같아요. 기억되고 기록될 권리. 많은 이들에게 목격당할 권리. 어쩌면 그게 곤란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늘 아침에 새 한 마리가 죽은 걸 봤어요. 추락사였어요. 머리에서 피가 흘러서 바닥에 엉겨 붙어 있었거든요. 새가 추락사한다는 거 비문 같은데. 정말이에요. 눈은 감고 죽은 걸 보면 아마 아주 잠깐은 숨이 붙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반듯한 새의 시체를 한참을 보면서 속으론 그런 말도 했어요. 왜 하필이면 여기서 죽었어. 사유지에서 죽으면 종량제에 담겨서 버려져야 하는데. 조금만 더 멀리서 죽지. 근데 부럽다.
요새 글씨를 자주 틀려요. 내가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또 난독이 도지고 있다는 걸 잊을 뻔했어요. 이 기억도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서 잠시나마 잊힐 수 있었던 걸까요. 그럼 선택의 주체는 또 어디에 있을까요. 이것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