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마음이 있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아무 생각 없이 뭔가 몰입해서 좋아하면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며 마냥 즐거웠던 시절은 역시 칠협오의 좋아하던 시절이었다. 다른 취향들도 이때 생겨서 굳어진 듯.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고 객관적으로 봐서 현실은 참혹했지만 마음의 농도와 밀도로 따지자니 그렇다. 지금도 '아무 걱정 없이 흠뻑 놀고 싶다'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향 같은 감정이 바로 이때의 감정. 떠올릴 수 있는 순정한 기쁨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야. 내 마음에만 고요히 잠기면 언제든지 현실을 버텨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잖아.
(그때 좋아했던 초은준 옆모습 캡쳐를 보니 내 취향이 정말 소나무임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