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으로 돌아보는 AI이야기
'인공지능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아직까지 분분합니다. 하지만 그 본질을 파고들면 'AI는 벡터(Vector*) 공간을 다루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지만, AI는 수많은 숫자로 이루어진 '좌표'로 정보를 이해한다는 뜻입니다.
이미 AI 강대국들이 선점해 버린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 알고리즘이라는 거대한 3대 장벽을 우리가 단숨에 뒤집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견고한 틈새에는 분명 우리가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합니다.
최근 젠슨 황이 CES 2026에서 "AI 서버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가 SanDisk를 언급하자마자 관련 주가가 하루 만에 27.8%나 폭등했죠. 이는 시장의 관심이 화려한 'AI 모델' 그 자체에서, 그것을 지탱하는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현재 AI 인프라를 지탱하는 세 가지 기둥(GPU, HBM, SSD)은 각각 치열한 기술적 난제와 싸우고 있습니다. 연산(GPU)은 효율과의 싸움을, 기억(HBM)은 경제성과의 싸움을, 그리고 보관(SSD)은 데이터의 병목 해소라는 싸움을 벌이고 있죠.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맥락(Context)'입니다. AI 시대에 정말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데이터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AI가 그 데이터의 맥락을 오해하지 않고 정확히 이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AI 환각 현상'도 결국은 이 맥락 전달의 실패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데이터에 대해 착각하곤 합니다. 우리가 컴퓨터에 '사과'라고 저장하면, AI도 그것을 빨갛고 맛있는 과일로 기억할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AI에게 데이터는 '사과'가 아닙니다. 그저 (0.1, 2.8, 3.9)와 같은 좌표값(Query/Key/Value)일 뿐입니다.
지금의 데이터베이스 기술은 이 좌표를 AI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수많은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 놓은 것과 같습니다. (전문적으로는 팔란티어의 온톨로지나, 심리학의 피쉬바인 모델처럼 복잡한 관계성을 억지로 주입하고 있는 셈이죠.)
데이터베이스에 넣기만 한다고 맥락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키텍처 차원에서 엄청난 보완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의미 없는 죽은 데이터'가 되고 맙니다.
"최고의 코드는 아직 작성되지 않은 코드다."
- 로버트 C. 마틴 (Robert C. Martin)
저는 개발보다는 아키텍처와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일을 합니다만 이 명언을 좋아합니다. 이 말처럼 지금의 AI 데이터베이스 위에는 아직 작성되지 않은, 새로운 레이어(Layer)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치는 우리의 인생에서도 비지니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 우리 비지니스의 황금기는 아직이다.
I am still hungry...
기존의 방식이 아닌, AI가 세상을 보는 방식 그대로인 '새로운 벡터 공간'을 설계하는 것. 바로 그 미개척지에 대한민국 AI 스타트업의 거대한 기회가 숨어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개발 중인 'Hilbert Space Optimization' 기술은 바로 이 새로운 공간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아직은 시장에서 낯선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보이지 않는 이 '좌표' 속에 AI의 미래가 있다고 믿기에, 오늘도 영혼을 갈아 넣어 코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AI의 맥락 이해, 데이터베이스의 구조, 그리고 새로운 공간의 설계.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용어 설명 (Glossary)
이 글에서 사용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IT/AI 용어들입니다.
벡터 (Vector): AI가 데이터를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크기와 방향을 가진 숫자의 나열로, AI는 단어가 아닌 이 숫자의 위치(좌표)로 의미를 파악합니다.
온톨로지 (Ontology): 데이터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정의한 '관계의 지도'입니다. AI가 단어의 의미를 더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피쉬바인 모델 (Fishbein Model): 원래는 소비자의 태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설명하는 심리학 모델입니다. 본문에서는 데이터의 속성과 신념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의미를 형성한다는 점을 비유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GPU / HBM / SSD: AI를 구동하는 하드웨어 3대장입니다. GPU는 '두뇌(계산)', HBM은 '단기 기억(메모리)', SSD는 '장기 기억(저장 장치)'을 담당한다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환각 (Hallucination):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대답하는 현상입니다. 데이터의 맥락이 끊어졌을 때 주로 발생합니다.
힐베르트 공간 (Hilbert Space): 다차원의 복잡한 데이터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사용하는 수학적 공간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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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언급한 AI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기사입니다. 조금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AI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