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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처입은치유자 Oct 20. 2016

꽃말 : 겸손한 척~하지 말자

제비꽃이 들려주는 분노의 꽃말 이야기

“겸손해라, 항상 겸손해야 한다”


부모님이나 직장상사, 선배들로부터

어린 시절부터 많이 듣던 말입니다.


SNS와 각종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남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타인에게 스스로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조차도 ‘겸손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존재와 소유’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자기PR 시대에 뭔가 아이러니 하지 않으신지요




[‘겸손’의 꽃말을 가진 예쁜 제비꽃]



“겸손해라”는 말이 가진 원래 의미는

공자님 말씀처럼 겸양謙讓, 즉

상대방을 ‘예禮’로 대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문화, 환경, 상대방에 따라

언어의 은유적 의미는 많이 달라집니다




겉으로는 “겸손해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 통용되어지는 의미는


‘잘난 척 하지 마라, 네가 그리 잘 나가냐,

까불지 마라, 큰 코 다친다, 튀지 마라’ 등등


줄 잘 서고, 남들 앞에 나대지 말고,

‘중간만 가면 된다’는 회색빛깔 무지개...


그러나, 이런 어정쩡한 중도(中道)는

자칫하면 방관자로 전락하거나

노예근성에 젖어 들기가 쉽습니다




옛날부터 주인이 하인에게 하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주인의식을 가져라’인데,

이건 쉽게 말해 ‘나 안 볼 때 놀지 말고,

내가 시킨 거 열심히 해라’는 거짓말이며

(원래 이런 뜻은 아닙니다)


둘째는 ‘항상 겸손해라’인데,

이것 역시 ‘내 말에 복종해라

대가리 빳빳하게 쳐들지 말고’라는것이며

(이것 역시 원래 그런 뜻은 아닙니다)


셋째는 ‘이번 일만 제대로 해내면 다음에는

반드시 한 몫 단단히 챙겨주겠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주먹세계에서 주로 이렇게 일 한다네요)




천성이 겸손하지도 않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데

현실에서 ‘배꼽손’을 하고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면

그건 ‘위선(僞善)’입니다


벼는 다 익으면 저절로 고개를 숙이지만

제대로 여물지도 않은 이들에게

자꾸 “겸손해라”라고 가르치면

결국 억지로 ‘겸손한 척’을 할 뿐입니다




차라리 자기가 좋아하거나

잘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충실히 채워나가라고 하는 게 어떨까요?

결실을 거둘 만큼 충분히 익으면

저절로 고개는 숙여지게 됩니다


또한, 겸손을 가르치기보다는

감사를 가르치는 게 나아 보입니다.


그도 아니면,

본보기를 보이십시오

겸양의 미덕과 배려, 양보,

매너, 에티켓 등을 먼저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그들이 자연히 따라 하게 됩니다


물론 말 안 듣는 인간들이 꼭 있지요.


세상에는 말로 해서 알아 듣는 이도 있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이해하는 이도 있으며

된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는 이도 있습니다.




어려운 말로 대학(大學)에 보면

‘성어중誠於中이요, 형어외形於外’라 하여

마음속 참된 생각은 겉으로 드러난다 합니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은 결국 탄로가 나는

이걸 또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면

그건 배신, 배반, 사기, 폭력, 매국입니다

(음…약간 오버한 느낌이…ㅠ.ㅠ)


-상처입은치유자 올림-


음…겸손에 대한 꽃말을쓰다가

예쁜 제비꽃을 놔두고 논리가 비약되었네요.

(글 쓰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요 ㅠ.ㅠ)


다음에는 조금 쉬운 꽃말로

찾아 뵙겠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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