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새로움

아직은 조금 낯선

by 감정 PD 푸른뮤즈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의 선물이었다.

고마움과 함께 커피를 잘 모르는 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게 무슨 커피지?'


커피를 잘 못 마시던 시절에

내 커피는 '시럽 세 번 뿌린 아메리카노'였다.

친구가 한 입 마셔보고는 "설탕물이잖아" 했던 웃픈 기억이 있다.


입맛도 변하는지 이제 시럽 잔뜩 넣은 아메리카노는

추억의 맛이다. 쌉싸름한 아메리카노의 맛과 향을 조금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됐다.

(물론 NO.1 믹스커피 자리는 영원하지만)


"와 향이 진짜 좋다."


선물 받은 날 남편과 함께 마셨다.

한잔 마신 뒤 여운처럼 남은 커피 향이 방 안 곳곳에 퍼졌다.

이제 쌉싸름한 맛의 매력을 조금 알게 된 뒤 마셔서 다행이다. 커피 향에 취했는지 남편이 말했다.


"드립커피세트를 사서 취미로 가져볼까 봐"


'아직 걷지도 못하면서..'

웃음이 났지만, 반가운 이야기다.

소소하고 새로운 취미는 늘 반가우니까.


"그래. 그러다 재밌으면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보고.

필요할지 안 할지는 따지지 말고. 이제 우리 나이엔 이것저것 따지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니까."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바샤커피가 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졌다.

싱가포르 '바샤커피 밀라노모닝'

커피계의 명품브랜드라고 한다.


"유명한 커피인가 봐."


"그래서 그런지 포장도 화려하네"


"커피도 명품이란 게 있었네?"


"..... "

"....."


"근데 우리 왠지 촌스럽다."


한참 웃었다. 남편도 나처럼 커피 맛을 몰라 시럽 세 번 넣은 아메리카노를 마셨던 사람이다.

점점 커피 취향도 닮아간다.


살다 보면 온통 익숙함 투성이다.

익숙함은 편안함을 주지만, 벗어나고 싶은 지루함이 될 때도 있다. 믹스커피를 사랑하지만, 때론 새롭고 낯선 커피가 생각날 때처럼.


삶에 신선한 경험, 그 무언가를 원하는 만큼

겁도 많아져 새로운 시도는 갈수록 어렵다.


그래서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새로움은 참 반갑다.


낯선 것을 배척하던 시기가 있었다.


"난 이게 편해!!"라며 관심조차 주지 않던 시절.


어쩌면 그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면 잠시 마음속 편견을 내려놓고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비록 나와 결이 맞지 않아 일회성으로 끝나더라도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나와 맞지 않는 걸 많이 찾는 만큼 좋아하는 게 선명해지기도 하니까.


내 안에 자리 잡은 고정관념과 잠시 이별하는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앞으로 다양한 새로움을 만날 기회가 많을 텐데,


지금부터 기분 좋게 두 팔 벌려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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