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일상 속 짧은 파편]
아침 일찍 남편이 출근할 시간이었지만, 나는 몸이 무거워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남편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조용히 출근 준비를 마쳤다.
"다녀올게."
그의 인사에 나는 잠결에 "잘 다녀와."라고 대충 말만 건넸다. 다시 스르르 잠에 빠져들 무렵,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뭘 또 두고 갔나?' 걱정스러운 마음에
나지막이 "왜?"하고 물었다.
"택배 왔길래. 다녀올게."
남편은 짧게 대답하며 다시 문을 나섰다.
어젯밤, 내가 시킨 택배가 경비실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급한 물건이 아니었기에 ‘나중에 가져와야지.’ 하고 넘겼던 참이었다. 출근하던 남편이 택배를 발견하고 다시 집으로 올라와 두고 간 것이다.
'굳이 출근하는 사람이 왜?... 내가 가져오면 되는데.'
순간 ‘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굳이 출근길에,
굳이 급하지도 않은 택배를,
굳이 집에 가져다 놓고 다시 출근하는...
비효율적인 행동을 굳이 왜 했을까..
잠결이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 남편의 오지랖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잠에서 깬 나는 현관 앞에 택배 상자를 보며 곰곰이 생각했다.
‘굳이’라고 생각했던 일은, 사실 고마운 일이었다.
괜스레 미안해져서 카톡을 보냈다.
"바쁜 아침에 택배까지 챙겨 놨어? 잃어버릴까 봐 그랬어?"
고마우면서도, 그 마음을 바로 표현하기 어색해서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다.
"ㅎㅎ 잃어버릴까 봐 그런 건 아니고, 당신이 귀찮을까 봐. 아침에 시간도 남았고."
결혼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남편은 여전히 배려가 몸에 배어 있다. 반면, 나는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굳이 왜?’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사실 배려는 결코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생각지 못한 작은 행동 하나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그 따뜻함은 ‘나도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며 선순환을 만든다.
평소 "사랑해" 보다 "고마워"라는 말의 힘을 믿는다.
고마운 마음을 솔직하게, 자주 표현하는 것이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담아 하트를 단 이모티콘과 함께 "고마워"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남편, 늘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