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쓰지 못한 문장들

브런치입문러의 글쓰기연습장

by 감정 PD 푸른뮤즈

혼자 글을 쓰는데 익숙한 나는, 자꾸만 글을 끝맺지 못한다. 처음엔 그런 줄도 몰랐다.


그냥 쓰다 말고,

'나중에 이어 쓰겠지'하고 넘겼다.

그렇게 흘려보낸 문장들이 쌓이고 나서야 알게 됐다.


나는 자주, 글을 버려둔다는 사실을.


어디에든 있다.


한 문장 쓰다 만 글

제목만 덜렁 적힌 문서

두세 문장 쓰고 '이건 아닌데' 하며 닫아버린 노트.


어쩌다 이렇게 쌓였을까.


감정을 풀어놓는 글을 오래 썼다.

'기록'보다는 '발산'에 가까운, 말하자면 혼잣말 같은 글.

처음엔 어떤 감정이 나를 밀어붙이고, 나는 그것을 단어로 오롯이 받아 적었다.

그 순간이 지나면 쓰는 이유도 함께 사라졌다.

끝이 필요한 글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냥, 잠깐의 숨이었다.


또 하나는,

글을 쓰면서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삭제'버튼이 켜졌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멈췄다.

그러다 보니 '완성'보단 '중단'이 익숙했고,

글이라는 건 원래 매끄럽게 흐르다 막히는 거라고 합리화를 했다.

그러나 막힌 자리에서 돌아서면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내 컴퓨터에는 이어 붙이기 애매한 조각들이 아직 많이 남았다.

파일 이름도 애매하다.


'이건 뭐였더라'

'살짝 열받아서 쓴 글'

'새벽 감정'


당시엔 분명 뭔가 절실했을 텐데

다시 열어보면 어색한 문장 하나가 멈춰있고,

나는 그 문장이 어색하다.


그때 감정이 남아있지 않으니

이어서 쓰기도 덧붙이기도 어렵다.

그냥 그 순간의 파편으로 남는다.

애초에 뼈대도 없이 쓴 글이니

감정이 지나간 후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기억은 흐릿해지고, 문장은 낯설어지고

나는 계속 새로운 글을 쓴다.

또다시 끝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어쩌면 나는

글을 끝까지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때 그 순간에만 반짝 쓰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글이 끝나야 할 이유는 없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며

다시 제목 하나를 써두고 창을 닫는다.


언젠가 완성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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