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토너먼트장에서의 생각 03
아들이 배드민턴을 하는 걸 보며 생각했다
'진짜... 못한다'
'저 아이한테 진짜 돈을 투자하는 게 맞나?'
'그냥 몸 자체가 운동할 아이가 아닌 것 같은데'
'느려... 너무 느려... (그래서 돈 아까워)'
그리고 2년이 지났다.
아이는 나에게 말한다.
"엄마, 운동 좀 해야 하지 않아?"
"건강한 음식을 찾을 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야 할 것 같은데?"
듣기 싫다.
그리고 아이는 이제 배드민턴을 잘한다.
토너먼트장에서 아이의 경기를 가만 지켜본다.
예전에는 저 '백핸드'가 그렇게 잘 안되더니
어느 순간부터인지
백핸드가 손에 착 달라붙은 느낌이다.
전에는 조바심이 났었다.
백핸드 할 때마다 미스가 많은데
왜 코치가 저걸 따로 연습시키지 않는 거지?
왜 따로 연습할 필요가 없다 말하는 거지?
생각했다.
이제는 알겠다.
그냥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또 쌓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거였다.
당장 달라지는 게 없어 보여도
시간을 쌓다 보면
내가 멈추지만 않는다면
분명히 나아지게 되어있다.
뭐든 그렇다.
그때를 믿고, 나아질 나를 믿고,
당장 지금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으면 된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
글도, 공부도, 다정한 말 연습까지
뭐든 그런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