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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 Sep 05. 2024

'부부 = 배드민턴 복식 팀'의 공식

배드민턴 토너먼트장에서의 생각 05 



배드민턴 복식경기는 둘이 한 팀이다. 


상대편의 공격을 오롯이 혼자 받아내는 단식과 달리

둘이 한 팀이 되어 싸운다. 


목적은 '같이' 잘 되는 거다.

한 명만 잘 되는, 그런 경기는 없다.

이기면 같이 이기는 거고, 지면 같이 진다.

팀이란 그런 거다.






경기를 보다 보면

한쪽의 실력이 기우는 경우가 있다. 

원래 실력이 그럴 수도, 컨디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파트너가 실수했다고 화를 낼 것인가?

파트너에게 인상을 구길 것인가?

그래서 얻어지는 건 없다. 





어찌 되었던 한 팀으로 시작했으면

상대를 탓하기보다는 그럼에도 '괜찮아'라고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

다음 한 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환기시킬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에너지는 전달되는 법이며,

그런 작은 표현들이 모여 결국에는 팀의 에너지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내가 실수하는 입장이라도 마찬가지다. 

미안해하고 파트너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누구나 그런 날도 있고, 아닌 날이 있다.

내가 파트너보다 원래 실력이 부족하면 그 나름대로,

오늘따라 잘 안 풀리면 또 그 나름대로, 

파트너를 믿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경기에서 졌더라도 활짝 웃으며 상대에게 먼저 악수를 건네고
멋진 경기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파트너를 살짝 안아주며 진심을 담아 토닥여준다. 

경기에는 졌지만 이 모습을 보면 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에 지고 나면

잔뜩 뿔이 난 표정으로 악수를 대충 한 채

그대로 떠나버리는 사람도 있다.

(주로 아이들이긴 합니다만)

파트너에게 인사도 없다. 

진짜 진 건 이런 거다. 


복식 경기를 보면 부부랑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부부도 팀이다.

경기의 공식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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