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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it May 07. 2022

강아지풀도, 태풍도, 모두 자연이다.

「시민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가 워낙 유명한 ‘자연주의자’라길래 조금은 부드러운 어투를 기대했었다. 약간 강아지풀st.?


커녕 참나무를 썰어다가 몽둥이 만들어서 사람을 팬다. 그리고 왼손에 든 성경책으로 우리의 경계심를 풀고 다시, 마구 팬다. 아 맞다, 자연에는 쓰나미도, 토네이도도 있구나.



아마 데이비드 소로는 숲속에서 너무 오래 살아서, 또 그것을 좋아했나 보다. 그래서 숲의 큰 나무들이 바로 밑의, 작은 나무와 식물들의 햇빛마저 차지해버리는 광경을. 너무 바로 밑이어서 목소리,아우성이 안 들릴 리가 없는데. 듬뿍 먹은 큰 나무들은 그 두께와 길이가 빠르게 육중해져 제 무게를 못 이기고 스러지는 광경을, 또한 묵직한 줄기가 뭉갠 밑의 식물들. 이것도 자연의 섭리.



그런데 얼마 전의 숲은, 아니, 숲 자체가 없어졌다. 나무들은 존재하지만, 더는 숲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사이는 두께만 육중한 밑동들만이 채우고 있다. 땅 밑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넓게 퍼져 있다. 이미 그 역할을 잃은 채, 공간만을 차지하고. 더 이상, 외치던, 애써 못 들은 채 하던 목소리는 금방 날아간다. 닿지 않는다. 그냥 각자들이 최대한 육중해지려 안달이다. 숲은 이제 사라졌다. 결국 나무,들만 존재한다. 숲이 그립다. 나무들이 그립다. 나무,들이 아니라.


disobey mannn


지금은 그 밑동들이 박힌 흙도 부럽다. 가녀린 줄기,들은 시멘트에 의해 멀어져 있고, 거대한 가로수나 텅텅텅 박아놓는다.



#texit #텍시트 #커트코베인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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