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그리움

2019년 10월 10일 밤

by 졸팍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떠난 내내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같이 갔던 친구들은 섭섭해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집이 그리웠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

그리움이란 단어를 대하면 겁이 납니다. 슬픈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움이란 지금 나에게 없는 대상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전에 경험해보았으나 지금은 그럴 수 없는 것을 기억하는 것, 또는 그 기억에 대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리운 상태, 즉 무언가 혹은 누군가와 헤어진 상태가 될까 불안해집니다.

그리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 봅니다. 먼저 그리움이 우리 삶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받아들여 볼까 합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기에 결국에는 그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움 그 자체를 순리로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그리움이 주는 따뜻한 의미도 곱씹으려 합니다. 만약 그리운 대상과 다시 만날 수 없다면 그리움이 그것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가장 밀도 높은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대상이라면, 그땐 더 소중하게 대할 수 있겠지요. 아니, 오히려 그리워하는 그 순간이 대상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시간일지도요.

그러므로 즐거운 여행 중에 집을 그리는 내가 잘못된 건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덕에 어느 순간 당연해져버린 집이라는 공간을 다시 아낄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집을 그리워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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