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나이테

2019년 12월 27일 낮

by 졸팍

출장 뒤 오랜만에 마주한 책상. 그 위엔 미처 비우지 못한 커피잔이 놓여 있었습니다. 잔 안쪽에 생긴 커피 자국이 나뭇결 같기도 하고, 그 무늬가 예뻐 가만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다 궁금해졌습니다. '왜 저런 무늬가 남았지?'

'무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커피의 수면에서 수분이 증발하며 커피 가루가 컵 벽에 남은 것이 무늬가 되었겠다.

그렇다면 왜 어떤 부분은 색이 진하고 다른 부분은 옅을까? 색이 진한 부분에서는 수분이 천천히 증발하여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커피 가루가 남았고, 옅은 부분에서는 빨리 증발하여 적게 남았을 거다.

그럼 수분 증발의 속도는 왜 달라졌을까? 낮과 밤의 온도 차이 때문이 아닐까. 기온이 높은 낮에는 수분이 빨리 증발하고, 기온이 낮은 밤에는 수분이 천천히 증발했겠지.'

생각이 여기까지 닿은 후, 커피 무늬의 수를 세어 보니 사무실을 비운 날의 수와 같습니다. 그러니까, 커피잔에 남겨진 이 무늬는 일종의 나이테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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