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옥을 볼 때마다 지붕을 흥미롭게 보곤 합니다.
네 귀퉁이에 있는 추녀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들려 내 마음에 꼭 맞습니다. 그 정아한 각과 선에 조밀하게 쌓인 시간을 헤아려 봅니다. 네 귀퉁이에 있는 나무 기둥이 비를 맞아 썩는 문제가 생기고, 기둥이 볕을 고루 쬐어 잘 마를 수 있도록 추녀를 들어주는 방법을 고안하고, 우리나라 해 높이에 맞는 각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세대를 지났을까요.
운현궁 노안당 내부그 밖에도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추녀 근처의 서까래는 지붕 중심을 향해 부챗살처럼 모이는데, 그렇다면 안쪽에서 부딪히지 않을까요? 운현궁에서 보니 서까래가 모이는 부분을 깎아 잘 맞물리게 해두었습니다. 또 있습니다. 알록달록 단청입니다. 단아한 한옥에서 가장 화려한 곳은 바로 지붕입니다. 눈높이에서 늘 보이는 곳이 아니라, 고개를 조금 들어야 비로소 보이는 곳. 화려함은 든든한 일상 위에 얹어질 때 가치로우니까요.
지붕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