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와 다른 지금의 젊음이란,
우연히 예전에 듣던 음악을 뒤져 보다가
나름 감성 충만한 싸이월드 유저들의 애창곡이던 DJ 소울스케이프의 노래 'Love Is a song' 을 찾아 듣게 되었다. (위에 링크 첨부 ^^)
그러다 문득 이 음악을 처음 들었던 영화 '태풍태양' 이 떠올랐고
다시금 근 20여년만에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뜨거운 여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고등학생 소요(천정명) 는 우연히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며 리더로서 역할을 하는 갑바 형(이천희). 그리고 인라인은 기가막히게 타지만 제멋대로인 자유영혼 모기 형(김강우) 그리고 그들을 서포트하는 모기의 여자친구인 한주 누나(조이진) 를 알게 되면서,
인라인을 배우며 허무한 고등학교 3학년 시절에 잊을 수 없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모기 형의 이기적이고, 회피적인 성격과 갑바 형의 군 입대 등으로 형들의 인라인 모임을 하는 형들은 와해가 되어버리게 되고. 홀로 남은 소요는 스스로 혼자 인라인 스케이트 세계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인라인 초보가 세계대회에 까지 나가게 되는 성장 드라마!!
비틀즈의 노래와 소울스케이프의 음악과 무엇보다 2000년대 초반의 감성과 이미지들이 듬뿍 담긴 이 영화는
지금에서야 보면, 너무나 치기어린 고민과 갈등으로만 느껴진다.
허나, 돌이켜보니 저 때의 나 역시 대학시절에 쓰던 단편 시나리오 중 하나가,
군 입대를 앞둔 한 남자가 술에 취해 짝사랑 하는 여자에게 말도 못하고 입대한다는 이야기 였고
(마치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의 청년이 주인공이었던;;;)
누구나가 그렇듯이 그때는 그때 만큼의 경험과 감성으로 세상을 인식하기에
지난 시절의 청춘을 담은 영화 태풍태양은 우연히 서랍에서 찾아낸, 지난 시간의 내 자신,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온도를 담은 기념품 같았다.
그러다 지금의 젊은 세대를 바라본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사실 중요치 않고,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2000년대의 젊은이들의 감성이 방황 속에서도 자유를 갈망하는 청춘이었다면
지금의 청춘들은 sns와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고, 또 다른 모습의 자유를 갈망하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허나, 조금은 슬펐다.
나에게 돌아갈 수 없지만 그럼에도 떠올랐던 청춘의 모습은
내일이 궁금하지만 두렵지는 않았던 시절이었다.
인터넷이 덜 발달 되었고, 각자가 속한 세상이 전부인 것 같았기에 그 안에서 부딪히고, 깨어지며, 성장해내다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의 청춘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게되고, 보게 되고, 간접적인 경험들이 쌓여
오히려 역설적으로 내가 아닌 타인을 더 많이 알고, 비교하게 되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덧 소요 처럼 하나씩 배우고, 깨우치고, 형들의 모습을 사다리 삼아 올라가며 성장하던 나의 20대는 이제 서랍 속 추억이 되어가버린 시기가 되었지만
그저 그런 지난 세월에 대한 추억과 회한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간을 떠올릴 수 있는, 그때의 그 여름의 온도와 뜨거움과 땀과 음악과
그리고 밤에 불어오는 살랑한 바람 한 줄기로도 하루가 충만했던 지난 여름이 나에게도 존재했고, 지금 역시 그런 여름이 돌아왔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의 청춘들 역시 그러기를.
지금을 뜨겁게 보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뜨거움이 식어간다해도
그럼에도 지금의 온도는 마음 속에,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고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를 말이다.
시간을 보내고, 나이를 한살 씩 먹는다는 건
어쩌면 다행히도 기억과 추억할 것들의 액기스들만 자리잡아
그것들만으로도 지금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목록들이 늘어난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우리 모두
지난 20대를 뜨겁게 보낸 각자에게 미소를 띄워보내며
오늘의 여름을 만끽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