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내 인생의 언어가 되기까지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커피숍을 열어 18년이나 운영했을 정도이니, 그 애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카페 문을 닫았지만, 오히려 커피에 대한 애정과 통찰은 더 깊어졌다. 그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어졌다.
이 책은 커피를 통해 달라진 내 생각과 삶에 관한 기록이다.
나는 지금 노년의 문턱에 서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예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노년의 삶 자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생물학적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를 보며 그 생각이 더욱 또렷해졌다. 늙은 엄마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없었다. 하루 대부분을 TV 앞에 앉아 있거나, 길가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TV 화면 전환 속도도 따라가기 어렵고, 대사도 잘 들리지 않으니 재미가 없다고 하셨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나의 미래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두려움과 우울감이 밀려왔다.
엄마의 모습과 혼란한 감정 속에 나는 내 삶을 바꿔준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았다. 시작은 커피였다. 커피를 하면서 배움이 일상이 되었고, 내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 단지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커피를 통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다듬어온 시간이었다. 노년을 기다리는 대신,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물론 계획이 모두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심삼일도 사흘마다 다시 결심하면 결국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늦은 나이에도 시작은 가능하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은, 커피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이 책이 중년 이후의 독자들에게는, 자신의 미래를 새롭게 구상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노년이어도 늦지 않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가능하고, 필요하다. 그리고 카페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커피 한 잔을 둘러싼 경험과 배움이 얼마나 깊고 풍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라는 정답을 제시하고 싶진 않다. 다만, 아주 작은 계기 하나가 생각을 바꾸고,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만 기억하길 바란다. 커피가 내게 그 역할을 해주었듯, 독자 여러분에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