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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진 Dec 11. 2019

[휴직일기] 감사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현재를 즐기고 싶어 시도해봅니다.

감사일기를 다시 써보자


올해 초, 청울림 님께서 운영하는 <자기혁명캠프>를 들으며 아침마다 감사일기쓰기 습관을 만들어 봤다. 새벽에, 하루를 시작하며 감사일기를 썼다. 하나씩 감사한 일을 정리하다보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준 나에게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음에 감사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침마다 감사할 꺼리를 쥐어 짜는 나를 발견했다. 감사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내가 쓰고 있는 감사일기는 너무 작위적이었다.  감사할 꺼리를 일부러 만들어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결국 나는 감사일기쓰기를 중단했다. 그건 나와 맞지 않는 습관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최근 김주환 교수의 <회복탄력성>이란 책을 읽다, 감사일기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을 통해 긍정적 마인드가 회복탄력성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높이는 훈련으로 규칙적인 운동과 감사일기 쓰는 것을 제안한다. 이 두가지를 병행한다면, 아무리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람이라도 3개월 이후부터 긍정적인 뇌로 바뀔 것이며 회복탄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보며 감사일기가 다시 궁금해졌다.


감사일기를 적기를 며칠 하다보면 우리의 뇌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감사한 일을 찾기 시작한다. 즉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늘 감사한 일을 갖게 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한다.  <회복탄력성 중>


올 한해 달리기를 하면서 운동이 나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했다. 하지만 감사일기는 여전히 나에게는 궁금한 세상이었다. 다시 감사일기를 쓰면서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감사일기에 대해 조금 더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관련 책을 뒤졌다. 그러다 우연히 제니스 캐플런이 쓴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이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책은 1년동안 감사일기를 쓰면서 경험한 작가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정리했다. 작가는 감사하면서 남편, 아이들과의 관계가 돈독해졌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돈과 물질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했다.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한 해 동안 감사하며 살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내가 변하였다. 그중에 제일 큰 변화는 어떤 이유로든 즐거움을 누리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물론 지난 1년 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자주 행복했던 나였지만 감사일기를 쓰며 변한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 또한 감사일기를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쓸데없는" 것들도 감사일기를 쓰면서 더 내려놓을 수 있을 듯 싶었다. 그리고 다시 감사일기 쓰기에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만의 감사일기 방법을 개발해보다


그렇다고 예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감사일기를 쓸 수는 없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것처럼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이런 저런 영상 자료 등을 참조하며 나만의 감사일기 쓰는 방법에 대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실험의 결과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적용하는 방법들이 기존의 방법에 비해 훨씬 나에게 유의미한 방법인 듯 싶어 정리해봤다.



1. 난 아침보다 저녁이 더 맞다


우선 감사일기 쓰는 시간을 바꿔봐야할 것 같았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 감사일기를 쓰면 전날 일어났던 일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감사일기를 저녁에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조사자들은 매일 밤 그날의 감사한 점을 세 가지씩 쓰는 사람들의 경우, 행복감이 올라가고 우울감이 낮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 되었다. 감사일기를 쓰면 심지어 숙면을 훨씬 더 잘 취하게 된다고 한다.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중


매일 저녁 9시에 감사일기를 쓰는 것으로 패턴을 바꿔봤다. 요며칠 알람을 저녁 9시에 맞추고 알람이 울리면 가급적 감사일기를 쓰려고 노렸했다. 아침보다는 확실히 나은 것 같았다. 며칠간이긴 했지만....


하지만 감사일기를 저녁에 쓰는 것도 한계가 있기는 했다. 아침보다 나았지만 하루를 복기하며 한 번에 감사한 순간을 떠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적어도 나같은 감사일기 초보자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저녁에 쓰되 간단한 메모 등으로 하루 중, 감사한 순간에 짧게 메모를 남겼다. 그렇게 간단하게 핸드폰으로든, 메모지든 적고 나면 확실히 저녁에 감사일기 쓰기가 수월해 졌다.


2. 난 감사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 감사하거나, 자연에게 감사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나랑 잘 맞지 않았다. 감사를 끼워맞추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며칠동안 감사의 대상이 있는 일에만 감사일기를 썼다. 감사의 대상 1번은 아내였다. 아내에게 매일 감사한 일을 찾아 기록했다. 이 때 주의한 것은 절대 억지로 쥐어 짜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감사한 일이 나왔다. 적어도 오늘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감사한 일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아내만큼 금방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도 감사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된 며칠이었다.  그 외에도 그날 만난 사람들, 또는 그날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정리했다. 생각보다 하루에 한 번씩은 누군가에게 감사할 일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 세 줄일기를 활용하다.


감사일기를 쉽게 쓰고 보기 쉽게 정리하고 싶었다. 손으로 쓰는 것보다 핸드폰으로 쓰는 게 더 간편해보였다. 찾다보니 "세 줄일기"라는 앱이 좋아보였다. 하루 세 줄씩만 감사일기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앱을 활용했다. 지하철에서든, 집에서든 어디서나 핸드폰 배터리만 있으면 감사일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세 줄이라는 것이 가진 한계는 있었다. 쓰다 보면 더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멈췄다. 편하게 거부감없이 감사일기를 쓰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더 하고 싶은 감사는 마음속으로 하고, 하루에 세 줄 감사로 마무리 하는 걸로.


4. 감사를 공유하다.


감사를 그냥 일기로만 쓰는 것은 나의 긍정적 마인드를 고취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나는 감사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때 긍정적 기운이 더 퍼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을 꼭 전했다. 그 대상은 "만만한" 아내였다. 아내에게 문자로 감사한 일을 표현했다. 사실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10년 이상 살아온 부부에게 감사란 상당히 어색한 일이었다. 감사를 받는 아내도 뻘쭘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나의 메시지에 뭐라 대답해야 할 지 모르는 눈치였다.


다행히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그리고 표현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아 좋았다. 나 혼자 적는 것보다 표현할 때 감사하는 마음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5. 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21일이 됐든, 30일이 됐든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야 몸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감사일기를 쓰는 것만은 매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기로 했다. 감사일기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숙제처럼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숙제처럼 느끼는 순간 감사를 쥐어짤 게 뻔할 것이라 생각했다. 다행히 한 번씩 건너뛴다고 죄책감을 느끼거나 조바심을 느끼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감사하는 마음을 샘솟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운 듯 했다.




이렇게 나만의 다섯가지 방법을 새롭게 만들고 감사일기를 다시 써보는 중이다. 아직 쓴 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이렇게 쓰는 방법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까지는 아직 판단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나름 지난 감사일기가 나에게 불편하게 다가왔던 점들, 그리고 책을 읽고 이런 저런 것들을 참조하며 만든 것이기에 나에게 좀 더 유효한 방법이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리고 실제로 며칠동안 이런 방법이 나에게 더 먹히는 것 같기도 했고.


좀 더 감사일기를 써보면 어떤 느낌일지 감이 오겠지?


<감사하며 달라지는 것들>에서 작가는 감사를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감을 느끼는 게 감사라며, 감사를 하는 것은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아직은 감사를 통해 내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진 못했지만 감사일기를 새롭게 쓰면서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궁금하다. 이번에 시도하는 방법들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묘미를 경험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새로운 시도가 나에게는 분명 무언가를 줄 거라 생각한다.


몇 달 뒤, 감사일기가 내게 미친 영향을 정리하는 포스팅을 기대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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