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로 얻은 게 참 많습니다.
책을 쓰면서 이 분들께 꼭 추천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속에 여러 번 등장하시는 분들이었다. 책을 쓰면서 이분들이 내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분들이 쓴 책을 읽으면서 또 그분들이 하는 강의를 들으면서 나는 나의 휴직 기간을 알차게 보냈다. 그 분들이 했던 행동을 하나하나 따라했다. 매일 아침 글을 쓰고 말하듯이 글도 썼다. 차 속은 아니었지만 어두운 한강 길을 뛰면서 미친 사람처럼 소리도 질렀다.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서 점점 그들과 닮아가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들께 추천사를 받으면 책이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올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특별한 사이가 아니었다. 나의 사랑은 독자로서, 수강생으로서 짝사랑일 뿐이었다. 나는 단지 그분들의 팬으로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었을 뿐이었다. 물론 SNS 채널을 통해 친한척도 하곤 했지만 추천사를 부탁할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밑져야 본전이요,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정중히 나의 진심을 담아 부탁을 드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모두들 추천사를 써달라는 나의 부탁에 "오케이"를 해 주셨다. 내 진정성이 통해서였을까? 아니면 SNS를 통해 그간 열심히 들이댄 덕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원래 추천사를 잘 써주시는 분들이었던 걸까? 그분들의 마음이 어땠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덕분에 나는 생각지도 못한 꽤나 유명한 분들께 추천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원고를 보내려 하니 다시 한 번 걱정이 올라왔다. 부끄러웠다. 내가 쓴 글을 보고 글이 형편없다고 비판하시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남에게 내 글을 보여줄 때 뭔가 부족하다고 항상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글 좀 쓰신다는 분들께 내 글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더욱 크게 들었다. 괜히 보여드렸다가 "쪽만 팔리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부탁은 드렸고 해주기로 약속도 했던 터라 이 상황에서 내가 도망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부끄럽지만 눈 딱 감고 원고를 보내고 그분들께 추천사를 받았다.
다행히 부탁하신 분들께서는 너무도 성의 있게 추천사를 써 주셨다. 독자로서 수강생으로서 그리고 팬으로서 열심히 들이댔을 뿐이었는데 나를 좋게 봐주신 듯 했다. 덕분에 책의 가치가 두 배 세 배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책 뒷면에 쓰인 추천사 덕분에 내 책이 더욱 빛나는 것 같았다.
내가 추천사를 부탁드린 분은 대통령의 글쓰기를 쓰신 강원국 작가님과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의 김민식 피디님 그리고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의 다꿈스쿨 청울림 대표님이셨다. 내게 과분했고 그래서 감사한 추천사였다.
내가 추천사를 그분들께 받은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 번째로 그분들께 먼저 내 이야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내게 큰 영향을 주신 분들 그리고 내 책속에서 중간 중간에 나오시는 그분들께 내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를 책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을 담아 꾹꾹 쓴 이야기를 통해 그 분들도 내 마음을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았다.
두 번째로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과 좀 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었다. 추천사를 써준다고 각별한 사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좀 더 특별한 인연이 되는 것 같긴 했다. 추천사를 써주셨다는 이유로 같이 만나서 책도 드리고 밥도 먹고 1;1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그동안의 관계보다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관계처럼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가 된 느낌이랄까? 특별한 선배와 후배 또는 동료 또는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된 듯 싶었다.
마지막으로 책 판매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책을 누가 추천하느냐도 그 책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사람들에게 추천사를 받으면 내 책의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추천사가 책을 판매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갓 나온 책도 아니지만 이제와서 출간일기를 쓰는 것은 내가 책을 냈던 과정을 정리하는 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도 책을 내는 시대에 내 출간 이야기가 책을 쓰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실질적인 팁을 제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오늘 정리한 추천사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사를 받았다고 자랑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이런 사람들에게도 추천사를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무모한 용기도 그리고 그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애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책을 쓰다보면 분명 내가 누군가에게 추천사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 분이 유명한 사람이든 그렇지 않든 중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큰 영감과 도움을 줬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괜찮다고 본다. 그리고 무모하게 그냥 연락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해 보자. 그분들이 추천사 부탁을 수락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그분들의 의지에 맡겨 놓고 우리는 우선 주사위를 던져 놓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