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닮았다는
그 말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무던히도 애썼던 지난날들
당신은 닮지 않겠노라
고집부리며
달음질쳤던 지난날들
당신의 그림자를 떨쳐내려
몸서리치며
홀로 버티던 매일
그 하루하루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의 채근이
제법 싫지 않은 나를 만들어주어서
당신의 다그침이
조금은 다른 나를 만들어주어서
그럼에도 여전히
닮아있는 당신과 나
이제는 조금씩
멈춰 서 보려 합니다
늘 겸손해라, 양보해라, 욕심내지 마라, 자만하지 마라, 잘난 척 하지 마라, 고개 숙여라... 라는 말이
'넌 사랑받을 수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밝고 해맑은 진짜 내 모습을 꽁꽁 숨긴 채 순종하며 사는 것이 옳은 거라 믿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갖고 싶어 하면 죄인 같았고, 먹고 싶어 하면 욕심쟁이 같았다.
잘했다고 우쭐하면 잘난척하는 것 같아 스스로를 칭찬하지 못했다.
사랑받을 수 없다고 나는 한없이 부족한 아이라고 믿으며 자라온 나를
누군가가 관심 갖아주고 마음을 줄 때면 나는 줄곧 도망치곤 했다.
형편없는 내 모습을 들킬까 봐.
실망만 안기고 버려질까 봐.
나는 과연 얼만큼 멀리 도망쳐 온 걸까.
이 길이 맞긴 한 걸까.
이제는
더 멀리 달아나지 않으려 한다.
아버지의 말에 찔리고 아파하며 결국 지금의 내가 되었지만, 더이상 사랑 받기 위해 작아지지 않고
버려지지 않기 위해 숨지 않으려 한다.
그저
이만큼 도망쳐 온 나를 위로하며
여기서 잠시 멈춰 쉬어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