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자리, 변하지 않는 마음
가끔 아빠랑 시간을 잡아서 엄마랑 함께 저녁을 먹는다.
예전에는 엄마가 해주시던 반찬을 이제는 내가 준비한다.
엄마가 식탁에 앉아 계시고, 내가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가끔은 엄마가 하시던 잔소리도, 가족 이야기들도 이제는 내가 먼저 꺼낸다.
-
요즘 친정에서는 여든을 앞둔 아빠가 두 분의 식사를 차리신다.
몸은 건강하시지만, 마음이 더 나이가 든 엄마는 이제 예전처럼 부엌을 오래 지키는 게 힘들다.
그래서 아빠가 도맡아 저녁을 준비하신다.
식사를 차리는 일이 익숙지 않으신 듯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예전에는 엄마가 부엌에 서서 식사를 준비하셨는데, 이제 그 자리에 아빠가 계신다.
아빠는 익숙하지 않은 부엌일을 하면서도, 잔소리처럼 내게 전화를 걸어 엄마 이야기를 하신다.
“너희 엄마가 이젠 부엌에 잘 안 들어와.”
볼멘소리 같지만, 그 속에는 변해가는 일상 속에서도 여전히 함께하는 두 분의 시간이 담겨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함께 밥을 먹는 일,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정과 사랑.
이제 내가 조금 더 챙겨야 할 때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임을, 그리고 감사한 일임을 이제는 안다.
변해가는 모습이 낯설다가도, 결국 가족이란 이렇게 이어지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