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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블리 Dec 12. 2020

직책이 높을수록 누리는 것이 많아진다.

슬기로운 직장생활




네 번의 이직, 직장 생활 15년 차, 신입 직원으로 어리버리 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조직의 중견 관리자가 되었다.


조직도 마치 군대 이등병과 병장처럼, 아랫사람과 달리 보이지 않게 누리는 것들이 존재한다. 이는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부터 규범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까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는 여전히 커피 타는 일을 여직원이나 아랫사람이 타게 하고, 청소나 설거지하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내 손님은 내가 타고 내가 마신 잔은 내가 설거지한다.)


회의 시간이 정해져 있음에도 아랫사람은 5분 전에 자리에 앉아 회의를 기다리나 윗 사람은 직원들이 다 모이면 그제야 들어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약속은 직급을 떠나 서로가 지켜야 할 기본 태도다.


사람이 살다 보면 지각할 수도 있다. 다만 태도의 문제다. 나는 지금도 출근길에 사고로 막히는 날이면 단 1분을 늦더라도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이는 조직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랫사람에게는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킬 것을 요구하면서 정작 윗 사람은 눈치를 보지 않을 때가 있다.


사무실에서 손톱을 손질하거나 화장을 하거나 면도를 하는 등의 행위는 직장 내에서 지켜야 할 기본 중에 기본이다. 이런 행위를 아랫사람이 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경력이 많거나 직책이 높은 사람만 눈치 보지 않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지만 지적하는 이가 없으니 여유롭게 그 권위를 누리는 것이다.


휴가를 쓰는 것도 아랫사람은 눈치를 보지만 윗 사람은 거리낌 없이 쓴다. 기회가 되면 좀 더 살을 붙여 쓸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경험이 많거나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누리는 것이 많아지고, 누리는 것이 많을수록 편안해지고, 편안해질수록 그것을 지키려 하거나 내려놓지 못하게 된다. 이는 곧 아랫사람과 다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이를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인지하더라도 그 권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더 큰 혜택을 누리기도 한다. 나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대하는 기준의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기준의 모순이 발생하는 순간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고 지금도 알게 모르게 그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경력이 많거나 직책이 높아질수록 자신에게 더욱 엄격한 기준을 두고 성찰해야 한다. 조직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관리자라면 더욱 그렇다. 리더의 모습은 곧 그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도 스스로 경계하기 위함이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되 나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하길 바란다. 내가 누리는 것은 직원들도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되, 나에게는 엄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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