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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Nov 07. 2022

[유튜브 영상 추천] 좋아하는 노래 Vol. 2

 부연 설명 없이 1집(무슨 음악 앨범 이야기하는 거 같네요.ㅎ)에 이어 2집 곡 소개하겠습니다.     




# 아버지 - 인순이

 결혼을 하기 전에 혼자 살 때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 프로가 있었다. 워낙 유명한 프로그램이라 특별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의 성인들은 일정 나이가 되면 독립을 해 혼자 살게 된다. 나의 독립 역시 그랬지만 또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독립을 한 이유는 단순하게 나이가 찬 성인이기에 이제 독립을 해 보자라는 지극히 일반적인 전제에 개인적인 부분이 하나 더 있다. 그 부분을 설명하려면 아예 다른 글을 하나 써야 되기에 이 정도만 이야기를 하고 중요한 건 그 이유와 지금 소개하는 노래가 어느 정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대중가요라는 것이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특정 한 대중이 듣는 노래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기에 더더욱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 다가오는 감정이 남다를 수도 있다. 아빠와 사이가 안 좋다. 연을….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렇다. 이 노래가 어느 날 가슴속으로 훅 들어왔다. 아빠는 나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애愛’보다는 ‘증憎’의 감정이 더 크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가 더 크게 마음으로 들어왔다. 정 중에 제일 무서운 정이 미운 정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밉고 서운하고 야속하고 아쉽고 안타깝고 한 마음이 그냥 사랑하는 마음보다 가슴을 더 후벼 파 놓은 것 같다.(그냥 사랑하는 마음이 작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혼자 살던 시절에 채널을 돌리다 아버지라는 제목의 노래가 시작되기에 나도 모르게 채널 돌리는 걸 멈추고 듣게 됐다. 그리고 펑펑 울었다. 생긴 건 소도 잡을 것 같은 산적처럼 생겼지만 생각보다 감정적이고 감성이 여리다. 1집의 곡도 그렇고 소개하는 대부분의 노래들은 듣고 한 번씩은 울거나 울컥한 노래들이다. 그중에서도 듣고 가장 많이 운 노래다.


 나 혼자만 그런 건 아니었는지 나중에 동생하고 대화하는 도중에 우연히 이 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생도 펑펑 울었다고 했다. 가수 인순이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익히 알고 있듯이 혼혈가수인데 흑인 아빠가 엄마와 인순이를 버려두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래선 안 되지만 편부 혹은 편모에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이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인순이가 자란 시절엔 더 했으리라. 더욱이 혼혈이었다. 예전엔 단어 자체엔 특별한 뉘앙스가 없는 혼혈이라는 단어 대신 ‘튀기’라고 했던 기억도 난다. 그만큼 차별이 심했을 것이고 그럴수록 버리고 간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컸으리라. 그래서 진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바랐던 혹은 아버지라면 이랬겠지 하는 기대를 담은 곡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6R(1), #24, In Soon-i - Father, 인순이 - 아버지, I Am A Singer 20110821 - YouTube




# 가족사진 - 김진호

 이 곡은 유튜브를 배회하며 음악을 밤새 듣다 알게 된 노래다. 앞의 곡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아빠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나왔다. 예전에 아빠랑 싸우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아빠를 닮을 것 같은 이 거지 같은 불안함이야!’ 불효자식이다. 미우나 고우나 아빠인데, 그런 소리를 들어도 싼 아빠인데 그래도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내뱉어진 말이다. 담을 수도 없고 당시에는 담고 싶지도 않았다. 물론 이 노래를 아빠를 생각하며 들은 건 아니다. 노래에 대한 그 어떤 사전 정보도 없었고 그저 이곡 저곡 듣다가 ‘어! 김진호다! 소몰이 창법 대단했지.’ 이러면서 간만에 소 한 번 몰아 보자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들었다. 제목이 가족사진이니 가족 이야기겠지 하면서 듣기 시작했다….


 가사 중에 ‘아빠를 닮아 있네.’라는 대목이 있다. 우리 가족에게 못할 짓을 많이 한 아빠, 그런 아빠에게 참 모진 말을 많이 했던 아들인 나 그리고 지금 아빠가 되어 있는 나의 모습이 겹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못난 아빠지만 나를 키워줬고 부족하지만 나를 키우기 위한 거름이 됐을 사람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요즘 거울을 보면 문득문득 아빠가 떠오른다. 아빠의 아들이니 당연히 닮았겠지만 그런 물리적인 외형의 닮음이 아닌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김진호 - 가족사진 [불후의 명곡2].20140524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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