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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Nov 16. 2022

[책 리뷰] 퓨처 워커

제목 : 퓨처 워커

지은이 : 이영도

펴낸 곳 : 황금가지

장르 : 판타지 소설     

 


 전작 [드래곤 라자]의 후속이다. 작가가 드래곤 라자를 집필할 때 이미 연작이라고 할 수 있는 [퓨처 워커]를 염두해 두고 있었는지, 드래곤 라자를 마무리하고 뒤 이어 추가적인 이야기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여하튼 드래곤 라자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이 거의 그대로 다 나온다. 드래곤 라자를 읽은 뒤 한참이 지난 후에 읽어 보려 하니 이 인물들이 왜 여기에서 나타나지 하는 답답한 궁금함이 일어 다시 드래곤 라자를 봤다. 물론 다 보지는 않고 드래곤 라자의 마지막 권만 다시 봤다. 드래곤 라자의 주요 인물들이 필요 혹은 사명에 의해 둘셋씩 짝을 이뤄 뿔뿔이 흩어지며 드래곤 라자가 끝이 나는데 그 끝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작이 상당히 독특하다. 소설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전역을 도는 계절풍이 북에서 남으로 불면서(방향이 반대일 수도 있다. 기억이 잘…) 전작에서 흩어진 인원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람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 준다.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보내는 이들도 있고 전작에서 수습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여정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전작이 ‘바이서스’라는 나라에 집중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됐다면 본 작품은 주변국인 ‘자이펀’과 ‘헤게모니아’에 대한 이야기가 보다 자세하게 나온다.



 소설의 분량은 전작의 반 정도 되는 4권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앞에서 소개했듯이 전작으로부터 이어지는 이야기로 주요 인물들이 각자의 이유와 상황에 의해 서로 다른 일상 혹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 너 개 팀으로 갈라지는데 결국엔 직간접적으로 모이게 된다.



 퓨처 워커(Future Walker)라는 제목을 풀어 보면 어려운 영어 단어가 아니기에 쉽게 단어의 뜻을 알 수 있다. 대충 ‘미래를 걷는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어 자체도 그렇고 쉽게 해석되는 의미를 통해서도 대략적으로 내용을 짐작해 볼 수 있는데 퓨처 워커는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아주 유명한 미국 대통령이었던 사람의 연설 내용 중의 한 표현을 이용해 ‘시간의, 시간에 의한, 시간을 위한’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아니 정확히는 읽어 본 개인적은 느낌으로 이야기하자면 ‘시간에 휘둘리는 인간을 위한’ 정도로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최근에 이 소설과 별개로 우연히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에서 많이 접하게 됐다. 내용인즉슨 ‘시간은 흐르는 개념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인데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싶을 거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간의 개념은 과거가 있으니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으니 미래가 있다 정도의 흐름이다. 관점을 살짝 돌리면 원인과 결과라는 측면으로도 이야기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접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일련의 흐름이 아닌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이며 미래는 미래로서 하나의 선이 아닌 점으로 별개라는 것이다. 잘 모르지만 이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어떤 부분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에 대한 생각을 아주 짧은 글로 ‘브런치’에 올린 적도 있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한다. 책을 예로 들어 보자. 우린 책을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다. 이를 시간의 일반적인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1p를 읽고 다음 2p를 읽고 이어서 3p를 읽는 방식을 우리가 흔히 이해하고 있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책이라고 하는 것은 1p를(과거) 읽은 후에 2p(현재), 3p(미래)를 읽다가도 언제든지 1p(과거)를 넘겨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시간은 지나가 사라지는 흐름이 아닌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미래는 미래대로 동시에 존재하는 그런 개념이다.’ 대충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https://brunch.co.kr/@tharos/184)



 물론 소설에서는 이와 꼭 비슷한 개념으로 시간을 다루는 건 아니다. 비슷한 지점도 있지만 딱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더 자세한 설명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고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시간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도 힘들다.(이해가 잘 안 가는 부분도 있었다.) 소설 후반부에 가서는 뭐라고 하는 건지 명확하게 와닿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시간에 더해 삶, 죽음, 존재, 염원, 기대 등등 전작도 그랬지만 껍데기는 판타지라는 포장지로 감쌌지만 내용은 우리 인간 자체 혹은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전작보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심층적으로 다룬 거 같은데 그 부분이 전달이 잘 된 것 같지는 않다.(물론 내가 이해를 잘 못한 걸 수도 있다.)

https://groro.co.kr/story/1151

그로로에도 게시했습니다.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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