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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pr 16. 2023

이야기하는 늑대 3주/2461일

2023년 4월 4일 ~ 4월 9일

 이왕 밀린 거 계속 밀려 쓸 생각이다. 매일 쓰려니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거 같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매일 쓰는 일기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다른 주제의 글도 쓰려니 일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글쓰기 자체가 싫어져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일 거 같아 매일 쓰는 일기를 쿨하게 일주일에 한 번 쓰는 주기로 바꾸기로 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마음이다.



 눈을 감고 지난주에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을 하는데 특별하게 생각나는 일이 없다. 억지로 기억을 더듬어 끄집어 내 보니 화요일 오전엔 회사 교육 일정이 있었다. 별 다른 건 아니고 매달 한 번씩 진행되는 일정인데 참여를 잘하면 일을 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나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때 일을 때려치우고 글쓰기를 전업으로 삼으려고 했을 때 회사 일정이 영 탐탁지 않았다. 지금은 글을 쓰겠다고 하는 내 선택을 나름 받쳐 주는 현실적인 기둥 역할을 해 주고 있어 이왕 하는 거 슬럼프에 의해 냉소적이었던 마음을 돌려세우고 있는 중이다.



 엄마 다리가 불편해 목요일에 입원해 금요일에 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별 탈 없이 수술이 잘 진행됐다. 다만 한쪽 다리를 하고 보름 정도의 시일이 지나면 다른 쪽도 마저 수술을 하는 일정이었는데 지금 현재 마취가 풀리고 치료 및 재활하는 과정에서 통증이 너무 극심해 다른 쪽 수술을 포기할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 이 부분을 어찌할 건지 엄마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설득할 예정이다. 아프지만 이왕 한 거 원래 계획대로 다른 쪽도 마저 해 추후의 삶의 질이 올라갔으면 한다.



 토요일은 세종에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에 놀러 갔다. 사진도 찍고 간단한 놀이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짧은 공연도 볼 수 있어 뽀통령을 직접 영접하기도 했다. 아이는 이제야 뽀로로를 조금 알아 가는 단계라 뽀통령을 보고 행복해 어쩔 줄 모르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사진을 찍어 주러 뽀로로가 다가오는데도 적당히 거리를 두려 했다. 오히려 내가 더 신났던 거 같다. 뽀롱 뽀롱 뽀로로롱 뽀로로


 뽀로로와 놀다가 인근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가는 길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걸어가는데 49층에 카페가 있다는 배너를 보고 정말 49층이라고?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진짜 있는 카페였다. 밥을 먹고 구경하러 갔는데 진짜 정말 49층에 카페가 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세종시의 야경이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배도 부르고 시간도 늦었고 결정적으로 자리도 없어 다음을 기약하며 창밖 사진만 신나게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매년 봄이면 무심천에 벚꽃도 많이 피지만 시에서 튤립을 잔뜩 심어 놓는다. 에버랜드의 튤립축제에 필적할 만한 수준은 절대적으로 아니지만 나름 볼만해 일요일에 찾아갔다. 빨강, 노랑, 보라, 흰 튤립 등 형형색색의 튤립은 굳이 사진을 찍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이전에 지나다니는 길에 아메리칸 스타일의 피자집이 새로 생긴 걸 봐둔 게 있어 나온 길에 튤립을 다 보고 먹어 보기로 했다. 기대보단 별로였다. 개인적으로 음식이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하면 뭔가 많고 크고 짜다는 기대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양도 크기도 전반적으로 아담했다. 맛은 있었는데 기대한 우락부락한 미쿡스타일은 아니어서 다소 아쉬웠다.


 쓰다 보니 정말 지난 일주일 간의 일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단순한 일기에 그치는 거 같아 이게 맞나 싶긴 하지만 쓰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고 매일도 아닌 일주일에 한 번인 주기로 혹은 그냥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의 개념으로 계속 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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