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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Sep 14. 2023

브런치는 망했다. 2

https://brunch.co.kr/@tharos/404



 쓸까 말까 고민했다. 첫 글인 [브런치는 망했다.] 역시 고민했는데 2편이라고 해야 되는 건지, 내가 쓴 글에 대한 후기라고 해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더 많은 고민을 하다 쓰게 됐다. 브런치에 작가들끼리 응원하기가 적용된 게 8월 9일이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한 나름 소회를 밝힌 글을 업로드한 게 8월 18일이었다. 당시엔 응원하기에 대한 여러 글이 브런치에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왔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뜸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근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렀기 때문에 여러 의미로 다들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익숙해졌다. 정확히는 무감각해진 거 같다. 크리에이터가 될 만한 작가가 된 경우도 있고 저 작가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은 작가들도 있었다. 다소 간에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뭐 다 이유가 있을 거야 하는 마음이었다. 나름 시류를 잘 탔거나 혹은 브런치에서 바라는 부분을 잘 잡아 낸 걸 수도 있고. 이래저래 다 이해가 됐다. 결정적으로 그냥 내가 뭐 부족한 거지 하고 덮었다. 물론 구조적인 모순은 분명히 이의 제기나 공론화 등으로 더 논의가 될 필요는 있지만 일단은 이렇다 할 힘이 없는 개인인 내가 능력이 없는 걸로 결론짓고 덮어 버리는 게 세상 속 편한 일이다. 세상은 원래 그렇게 개인 따위 밟아 가면서 굴러가는 곳이니까.



 아! 다시금 첫 글에 이어 불평과 불만 등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첫 글에 브런치에 대한 불평과 불만만 내 비친 것도 아니다. 여하튼 첫 글에서 다소 불편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엔 나름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써 보려 한다. 물론 내가 대단한 창의력이 있거나 무언 갈 기획할 역량이 돼서 세상에 없는 기똥찬 아이디어를 제시하려는 건 아니다. 그저 이미 세상에 있는 누구나 다 아는 예시를 한 번 확인해 보고 브런치도 충분히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제안 아닌 제안을 해 보는 바다.



1. 유튜브

- 말해 무엇할까? 최고다. 백번 양보해 최고는 아닐지언정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을 제시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요구조건만 충족시키면 누구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세상이 그런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일정 수의 구독자와 시청 시간만 확보되면 누구나 광고를 붙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즉, 유튜브는 수익을 내기 위한 장벽이 딱 하나밖에 없다. 일정 구독자와 시청 시간. 그리고 이 요구조건은 두루뭉술하게 대충 어느 정도면 될 겁니다가 아니라 수치로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이 부분을 꼼수와 편법으로 파고드는 인간들이 있긴 한데 아마 일부일 것이다. 장을 담갔는데 조금 생기는 구더기 수준일 것이다. 이 정도의 문제는 부족한 인간이 만들어 내는 완벽하지 않은 그 어떤 시스템에도 다 존재하기 때문에 적당히 안고 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요구조건을 충족하고 내가 원하지 않으면 광고를 안 붙일 수도 있다.


 이번 브런치 응원하기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미 벌써 작가심사라는 하나의 장벽을 넘은 작가들에게 또 하나의 명확하지 않은 잣대를 들이대 누군 크리에이터가 되고 누군 그러지 못한 데 있다. 글이라는 걸 가지고 작가심사를 하기에 애초에 처음 장벽에 대한 통과기준도 명확하지 않은데 이 부분은 글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으로 대충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작가들을 모아 놓고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기준을 제시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작가들을 줄을 세웠으니 말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간단한 게 모든 작가들을 크리에이터로 명명하고(그랬다면 크리에이터라는 명칭도 의미가 없겠지만) 모두가 모두에게 응원하기를 통해 지원할 수 있었다면 작가들은 수긍했을 것이고(작가들끼리 수익을 주고받는 거라고 해도) 모르긴 몰라도 브런치에도 더 이득이 됐을 것이다. 일부 작가만 크리에이터가 돼서 그렇지 못한 작가들의 불만과 시기 섞인 시선을 받는 상황에서의 수익보다는 모두가 모두에게 'we are the world' 하면서 응원하기를 했다면 특별히 작가들끼리 불편할 일도 없고 브런치 측의 수익도 더 커졌을 거라는 건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왜 그러지 않았을까? 뭐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여타 플랫폼들과 다르게 조금 더 작가다운 작가 그러니까 실력 있는 작가로서의 지위를 만들어 가고 싶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도 유튜브를 참고해 구독자 몇 명 이상, 조회수 몇 회 이상으로 얼마든지 지금보다는 말이 덜 나올 기준을 제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2. 투비 컨티뉴드

-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이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플랫폼이다. 기존 알라딘 계정만 있으면 특별한 작가심사 없이 누구나 글을 써 올릴 수 있다. 글의 주제나 소재 등에 제한은 없는 듯한데 개인적인 느낌으론 연재 형식의 소설을 조금 더 선호하는 플랫폼 같다.


 투비 컨티뉴드(이하 투비)의 수익구조는 기본적으로 이번 브런치의 수익구조와 동일하다. 즉, 투비 측에서 수익을 주는 건 없고 작가들끼리 돈을 들여 역시 응원하기를 통해 수익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큰 차이점이 있다. 일단 브런치처럼 작가들 중에 특별히 크리에이터를 지정해서 그들에게만 응원하기를 통해 수익을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모두가 모두에게 서로서로 수익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론 내 돈을 들여 다른 작가의 글을 읽고 응원해 주는 방식이지만 소량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 다른 작가를 응원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 돼 있다. 이 지점에서 광고가 끼어든다. 우린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공짜란 있을 수 없다. 다행인 건 글을 보는 그 어디에도 광고는 없고 광고는 따로 분리해 빼 뒀다는 것이다.


 글과 분리된 다른 경로를 통해 광고를 보거나 투비 측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게임을 통해 적은 양의 캐시를 얻을 수 있고 그 캐시로 다른 작가의 글을 응원할 수 있다. 지금 현재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100 캐시에서 게임이 터지면 1000 캐시까지도 다른 작가를 응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100 캐시는 그대로 현금 100원이다.(받는 입장에선 세금의 개념인지 수수료인지 모르겠지만 10%를 제하고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지금은 이벤트 기간으로 투비 측에서 2억을 상정하고 작가들끼리 서로의 글을 봐주면서 투비가 상정한 2억이 소진될 때까지 나눠 갖는 방식으로 조금이나마 지원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한 달에 1만 원 정도는 들어오는 것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작가들은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놓칠 뻔했는데 애초에 작가가 글을 올릴 때 자발적으로 무료, 유료를 결정해 올릴 수 있다. 내가 내 글에 자신이 있다면 전체 유료로 할 건지 부분 유료로 할 건지 결정할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론 난 그 정도의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어서 전부 무료로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앞에서 소개한 여러 제도를 통해 찔끔찔끔 돈이 들어오고 있다. 개인적인 느낌은 걷기나 광고를 보는 여타 캐시백 어플보다 조금 더 들어오는 수준인 거 같다.



3. 헤드라잇

- 역시 아는 사람은 아는 플랫폼이다. 얼마 전에 많은 브런치 작가들이 헤드라잇으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것이다. 헤드라잇이라는 이름을 통해 대충 감이 오겠지만 시의성 있는 글 그러니까 기사나 이슈가 되는 소재를 바탕으로 글을 써 올리면 조금 더 시선을 끌 수 있는 플랫폼이다.


 브런치와 공통점이 있는데 아무나 글을 써 올릴 수는 없고 3편의 글을 통해 심사 과정을 거치면 작가로(헤드라잇에선 창작자라고 표현한다.) 글을 올릴 수 있다. 세부적인 차이점 하나만 더 이야기해 보면 일주일에 올릴 수 있는 글 개수에 제한이 있다. 일주일에 10개의 글만 올릴 수 있다. 조금 더 양질의 글을 확보하긴 위한 방편으로 보여지는데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으로 얼마든지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조금 더 이야기해 보면 아직 앱이나 웹 등의 사용 환경이 불안하다. 그런데 다행인 건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고 있다.


 헤드라잇의 수익구조는 유튜브와 상당히 흡사하다. 유튜브가 영상을 올리고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헤드라잇은 글을 올려 광고가 붙어 수익이 나는 구조다. 유튜브와 조금의 차이점이 있는데 유튜브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고 기본적인 요구조건을 충족하면 광고를 선택에 의해 붙일 수 있는 구조다. 그에 반해 헤드라잇은 작가심사를 거쳐 통과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는데 그 순간부터 그냥 내 글에 광고가 붙는다. 단, 다행인 건 광고는 글 말미에만 붙는다.


 다른 기사 사이에도 광고가 하나 둘 들어가 있는데 보는데 그렇게 불편한 편은 아니다. 뭐랄까 다음이나 네이버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인데 내 글이 포털에 기사 혹은 읽을거리처럼 같이 올라가는 정도의 느낌이다. 다음이나 네이버보다 광고가 적으면 적었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뇌피셜이지만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이 되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언론사의 기사와 더불어 창작자라는 명칭을 일부에게 주고(저 같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올려 주는 글을 통해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구하는 바를 나타내는 문장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AI기반 컨텐츠 앱으로 고품질 뉴스와 이야기로 세상의 색깔을 만나다.’라는 문구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정도만 이야기해 보겠다. 사실 더 아는 것도 없다. 하나만 더 예를 들어 보면 역시 다 알고 있는 종류의 플랫폼인데 네이버를 필두로 해서 웹소설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은 작가도전 같은 시스템이 있을 것이다. 방식은 간단하다. 예비 작가로 등록이나 신청 등을 하고 내가 쓴 소설을 올리면 독자들이 반응을 할 텐데 반응이 좋으면 정식 연재하고 그야말로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당연히 다른 예비 작가들과 경쟁은 필수다. 브런치에서 소설을 주로 쓰시는 분들은 어차피 브런치에 있어도 돈이 안 되는 거 차라리 웹소설 플랫폼을 두르려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소설을 쓰시는 데 크리에이터가 되신 분들은 제외)



 쓰다 보니 또 생각나는 플랫폼이 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시민기자로 활동할 수 있다. 나 역시 지금 글을 써 올리지는 않지만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다. 기억에 의하면 특별한 심사과정은 없었던 거 같고 시민기자로 활동하겠습니다 하고 신청만 하면 거의 다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기자가 된 다고 여기저기 그야말로 사건사고 현장을 발로 뛰어다니면서 취재하고 글을(기사를) 쓸 필요는 없다. 그런 능력이 있는 분들이라면 시민기자가 아니라 정식기자로 이력서 제출하시고 면접 보신 뒤에 언론사에 취직을 하시면 된다.



 시민기자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본인 나름의 시선으로 글을 쓰면 된다. 물론 할 수 있다면 취재를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취재가 꼭 현장으로 발로 뛰는 취재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 외에 일반적인 수필 혹은 에세이 등을 올려도 된다. 어차피 기사라는 것도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조금 특별한 이야기들일뿐이다. 즉,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수필이나 에세이 그리고 기사가 그 맥락은 같다는 것이다. 물론 의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어야 될 것이다. 그럼 정식 기사로 채택이 돼 원고료(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를 받을 수 있다. 지금 내가 시민기자로 글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정식으로 채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능력 부족이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형태로 정말 많은 곳에서 글쓰기 플랫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찾아보면 길은 어디에든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길을 찾는 거 이왕이면 브런치에서 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디어 같지도 않은, 제안 같지도 않은 글을 쓰고 있는 중이긴 하다. 수익을 내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만 했는데 수익에 관심 없는 작가 분들이 만약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죄송할 따름이다.



 브런치에서 뿐만 아니라 어떠한 형태로든 글을 쓰는 아니 삶을 살아가시는 여러분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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