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하는 늑대 Feb 13. 2024

지금 이 순간

https://groro.co.kr/story/8308



 1월 1일, 새해가 밝았습니다. 물론 음력으로 새해입니다. 그래도 새해입니다. 음력이라고 해서 새해가 아닌 건 아닙니다. 양력이 의미가 있듯 음력 역시 그에 상응하는 의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음력으로 새해가 희망차게 밝았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음력을 활용하지 않는 나라에 비해 기회를 두 번 받는 기분이 과히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양력 1월 1일에 뜨겁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짐한 여러 가지 계획들 중에 90% 이상은 그 뜨거웠던 1월 1일의 태양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저기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갔을 겁니다.


 그런데! 우린 음력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런 표현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해님이 한 번, 달님이 한 번 부족한 우리 인간을 굽어 살피사 기회를 이렇게 주지 못해 안달이십니다. 뭐 여하튼 세상에 빛보다 빠른 게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가열 차게 세운 계획이 사그라드는 건 분명히 빛보다 빠른 거 같습니다.


 사그라드는 그 계획을 달님의 힘을 빌어 다시 한번 부여잡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기회가 오늘 바로 지금 주어집니다. 그뿐입니까? 이 기회를 놓쳐도 괜찮습니다. 이젠 계절이 주는 기회가 있습니다. 1년의 시작은 왠지 봄인 거 같지 않습니까? 네, 맞습니다. 양력 1월 1일의 기회, 음력 1월 1일의 기회는 관점을 달리하면 모두 겨울이 주는 기회입니다.


 그렇게 두 번의 기회를 날려 먹어도 뒤 따라오는 봄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줍니다. 그에 발맞추어 학교도 봄이 시작되는 3월에 개학을 합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핑계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양력이 주는 기회는 1월, 음력이 주는 기회는 보통 2월(1월 끄트머리인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그리고 봄이 주는 기회는 3월입니다. 이렇게 친절할 수도 없을 겁니다. 세상이 빡빡한 거 같아도 은근 이래저래 살 길을 마련해 줍니다. 그래서 삶이라는 게 뭔가 드럽게 힘든 거 같으면서 또 살만한 그런 지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인간이란 존재는 틈을 주면 파고듭니다. 여하튼 파고듭니다.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기회가 있다면 여름이 주는 기회가 없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가을은 안 그렇겠습니까? 여기까지만 해도 저기 저 멀리 자꾸 날아가 버리는 계획인지 그 계획을 날려 버리는 의지인지 모를 무언가를 다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섯 번이나 됩니다. 겨울이라고 기회가 없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겨울은 또 다음 해 봄으로 연결할 수 있는 다리 같은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확장해 보면 1년은 사계절이란 개념뿐만 아니라 12개월이란 기준으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즉, 1년 열두 달 12번의 기회가 부여된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세상이 안달 난 거 같지 않습니까? 부족하고 부족한 우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정말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조금 더 가면 매월이 문제겠습니까? 매일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늘의 해가 져도 내일의 해는 여지없이 뜹니다. 물론 세상이 뒤집어지는 경우 혹은 내일 죽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걸 뭐 누가 미리 알 수 있겠습니까? 그 역시 거대한 세상이 알아서 할 일, 그 부분은 개개인이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개인은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우리에겐 양/음력을 넘어 사계절을 넘어 매월을 넘어 매일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오늘 금연에 실패하면 내일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오늘 먹은 야식은 내일 안 먹으면 됩니다. 매일에서 끝날까요? 매 순간이 기회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 그게 무어든 하고 싶은 혹은 해야 되는 게 있다면 행동하면 됩니다. 실천하면 됩니다. 움직이면 됩니다. 직전에 실패한 계획이 무엇이든 지금 당장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기회는 분초로 무한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니 실패 따위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움직이세요!!!







 저는 뭐 일단 내일부터!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작가의 이전글 바리스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