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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May 21. 2024

#groro, 그며 든다!

https://groro.co.kr/story/10227



“우리 일상의 식물 이야기, 그로로”


 네, 그로로는 그런 곳입니다. 앞의 다른 글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그로로에서 메이커는 글을 씁니다. 글만 쓰진 않습니다. 식물을 키웁니다. 정확히는 식물을 키우는 일상을 글로 담아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식물을 필수적으로 키워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든지 식물과 관계없는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로로는 식물 이야기를 공유하는 플랫폼입니다. 정확하지 않지만 그로로는 처음엔 폐쇄적인 커뮤니티였을 겁니다.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끼리만 더 나아가 식물을 키우는 데 활용하는 전자제품을 쓰는 사람들끼리,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왔을 겁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커뮤니티의 외연을 확장하기로 한 거 같습니다.



 이후로 식물 이야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이야기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난 거 같습니다. 그 시점 즈음에서 저 역시 그로로와 만났습니다. 처음엔 신기했습니다. 아~ 이런 플랫폼도 있구나, 재밌네! 신선하네! 뭐 이 정도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식물 따위는 키우지 않았습니다. 너무 귀찮았습니다. 그저 쓰고 있는 글을 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플랫폼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꿋꿋하게 식물과 관계없는 이야기만 올렸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별히 식물을 키운 적도 없었고 그로로에 글을 올리겠다고 식물을 키우기는 더더욱 귀찮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외골수로 쫀쫀하게 버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쉬우면 내가 떠나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로로팟’이라는 이벤트를 만나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이벤트는 그로로와 저의 관계를 우연이 아닌 인연으로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로로와 처음 만날 때 체리피커답게 이벤트 기프티콘만 쏙 뽑아 먹고 도망가려 했던 것처럼 그로로팟 이벤트 역시 젯밥에 관심이 더 가서 그냥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그로로팟을 4기에 걸쳐 계속 신청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건 뭐랄까 보상에 눈이 먼 것보다는 또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 겁니다.



 그로로팟 이벤트는 한 번 진행할 때 근 3개월을 진행합니다. 지금이 4기니까 그로로팟 이벤트로만 거의 1년을 그로로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톡 까놓고 보상이라고 하는 것도 뭐 엄청나게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소소한 금액의 상품권이 전부입니다. 물론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만 일반적으로 3개월 간 매달릴 만한 금액은 아닙니다. 순간 느꼈습니다. 아... 이렇게 식집사가 되는구나, 그로로가 노린 게 이런 거구나! 그며 든다!!!



 부끄럽지만 어디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면 하는 일 말고 글을 조금 쓰고 식물 약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합니다. 이야기를 들은 상대가 그럼 식집사냐고 물어보면 아 뭐 그냥 그렇지 하며 멋쩍게 대답합니다. 그런 부끄러운 식집사라는 타이틀을 그로로는 스며들 듯이 저에게 줬습니다.



 다시 한번 그로로의 소개 문구를 보겠습니다.

“우리 일상의 식물 이야기, 그로로”     

이렇게 저의 일상엔 어느덧 식물이 그로로가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스며들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한 가지 확실히 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식물을 키우는 데 온갖 열과 성을 다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이전의 삶 속엔 전혀 없던 식물이라는 존재가 들어와 있는 정도로 보면 될 거 같습니다. 물주는 화분 3개에 작은 화단에 옮겨 심어 놓은 네모필라와 적환무를 신경 쓰는 정도...



 자 그렇다면 그로로팟은 무엇이냐? 사실 이 글은 지난 글에 이어 메이커의 혜택을 쓰려고 한 글 입니다만 쓰다 보니 의도치 않게 그로로팟으로 방향이 틀어져서 그냥 그로로팟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메이커 혜택과 관련한 글은 다음 글에서. ㅋㅋㅋㅋㅋ



 그로로에서 두세 가지의 선택지를 줍니다. 그 선택지는 다름 아닌 식물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그로로팟 4기의 선택지는 토마토, 가지 그리고 적환무였습니다. 네, 저는 적환무를 선택했습니다. 빨간 구슬 같은 동구란 무를 흙에서 뽑아 보고 싶어서 골랐습니다. 그렇게 그로로에서 제시해 주는 식물 중에 키우고 싶은 식물을 고릅니다. 그리고 신청을 합니다. 물론 신청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닙니다. 참고로 저는 1기, 3기 그리고 4기는 신청을 해서 선정이 됐고 2기는 선정이 되지 않았지만 1기 때 열심히 해 줬다고 그로로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줬습니다.(고마운 그로로입니다.)



 그렇게 선정이 되면 해당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키트가 배송됩니다. 중요한 건 무료입니다! 씨앗과 약간의 흙 그리고 화분, 더 나아가 작지만 작은 화분을 다룰 때 쓸 만한 도구까지 다 보내줍니다. 더 놀라운 건 키우는 중간에 실패해서 씨앗 혹은 싹들을 다 죽여 버리면 씨앗을 다시 보내 줍니다!!! 더 더 놀라운 건 그렇게 무료로 받아 든 씨앗을 열심히 키우는 일련의 과정을 일정 정도의 글로 그로로에 공유만 하면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상품권도 줍니다.



 더 더 더 놀라운 건 해당 기수 중에서 가장 열심히 활동한 사람에겐 더욱더 큰 상품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면 틔운이라든가, 틔운이라든가, 틔운이라든가...(상황에 따라 상품을 바꿀 수 있습니다. ㅋㅋㅋ) 물론 최근엔 약간의 변화가 생겼고 기수마다 상품은 상이하니 이 부분은 그때그때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 됐고 얼마나 좋습니까? 내가 씨앗이나 식물을 사야 되는 것도 아니고 어디 도랑 근처에 가서 흙을 퍼 와야 되는 것도 아니고 화분까지, 그야말로 식물을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풀세트를 보내 줍니다. 무료로! 무료를 자꾸 강조하니까 속물 같아 보이시나요? 그렇게 보셔도 상관없는데 우린 자본주의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돈을 내고 안 내고는 접근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정말 만약에 돈을 내고 참여하는 이벤트였다면 저는 아마도 참여하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한 번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여하튼 그렇게 받아 든 씨앗을 심고 싹이 나길 바라면서 보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혼자 살면 혼자 사는 대로 설레고 가족과 살면 가족과 함께(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기다리는 맛이 꽤 괜찮습니다. 그리고 동물이 아니다 보니 전혀 관심 없는 가족들도 이러저러한 일이 생겨 물 주는 것 좀 부탁하면 오히려 더 잘 챙겨주기도 합니다.



 물론 부족한 솜씨와 귀차니즘으로 인해 식물을 죽이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라벤더를 키우다 홀랑 다 죽인 경험이 있습니다. 인간사에서 느낄 수 있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작은 씨앗 하나를 심고 싹을 틔우며 끝끝내 꽃을 피우면서 소소하게나마 다 느낄 수 있습니다. 자! 여러분, 어떻게? 그로로의 그로로팟과 함께 식집사의 세계로 들어와 보실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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