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28. 2024

#groro, 적환무는 뭐...

https://groro.co.kr/story/11121



 이전에 어느 정도 자란 적환무를 뽑았습니다. 네, 실패했습니다. 물론 적환무는 죽지 않았습니다. 다만 뿌리가 빵실 빵실하고 둥그렇게 부풀어 오르지 않았습니다. 죽은 건 아니었기에 뽑은 잡초 던져 버리듯이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하는 마음과 함께 다시 심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자라겠지? 조금이라도 더 뚱뚱해지겠지?



 그렇게 한 두 달이 지나간 거 같습니다. 며칠 전 장마로 충분히 젖어 있는 땅을 무심코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적환무를 뽑아 봤습니다. 아 하하하하하하하하, 깔끔하게 이전 모습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비교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뚱뚱해졌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그렇게 눈에 띌 정도로 차이가 크진 않았습니다. 사실 그냥 거의 이전과 같았습니다. 아... 적환무는 다시 심는다고 뚱뚱해지지 않는구나 하고 역시 죽은 건 아니기에 다시 심었습니다. 언젠가는 죽을 텐데 그때까지 그냥 물 주면서 키우려 합니다.


 이전에 처음으로 적환무를 뽑고 다시 심을 때 역시 혹시 하는 마음으로 같이 심은 수박이 있었습니다. 수박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뿌린 씨앗이 거의 다 발아가 된 거 같은데 하늘을 바라보고 쑥쑥 자라더니 어느 순간 몇 녀석이 바닥으로 붙어 눕기 시작했습니다. 어! 왜 누웠지? 장마라 비가 많이 와서 드센 빗줄기에 넘어졌나 싶었습니다. 순간 아? 수박은 덩굴을 이루면서 바닥을 기는 작물이지! 하지만 또 몰라 일단 세워 줬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다시 눕는 걸 보고 저게 맞는 건가 싶어 일단 그냥 뒀습니다.


 작은 화단이 이전에 있던 나무들과 심어 놓은 적환무, 수박 그리고 장마 덕에 무성히 자란 잡초들로 엉망입니다. 이게 적환무인지 수박인지 잡초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잡초를 좀 뽑아야 하는데 그보다 급한 일들이 자꾸 발생해 영 귀찮아서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당하면 그냥 두겠는데 너무 많아서... 그리고 얼마 전 화단에 어떤 인간이 커다란 비닐인지 뭔지 모를 쓰레기를 투기하고 도망갔습니다. 잡을 수는 없고 역시 치우긴 해야 하는데 잡초를 뽑는 날 같이 치우려 합니다.



 더불어 아내가 뭐 좀 산다고 모든 게 다 있는 다이소에 간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내 그리고 딸아이와 함께 갔는데 아내는 사려는 물건을 찾고 골랐고 저와 아이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이 물건 저 물건 보고 인형도 끌어안고 다녔습니다.(다이소에 가면 아이가 챙겨 주는 다이소 인형을 꼭 끌어안고 다녀야 합니다.) 그러다 식물코너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췄습니다. 여러 꽃들의 씨앗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그중에 ‘만수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만’ 자가 왜 붙은 건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수국이었습니다. 집 앞에도 화단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좀 뿌려 볼까 싶어 집어 들었습니다. 한 봉에 약 30 립이 들어 있었는데 두 봉을 샀습니다.


 집에 와 봉투 뒤를 보니 재배적기표와 심는 방법 등이 생각보다 잘 설명돼 있었습니다. 뭐 사실 그딴 거 보지 않고 그냥 심을 생각이었지만 읽어 봤습니다. 4월에 심고 지금 한창 개화시기이긴 한데 뭐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심을 예정입니다. 다만 다음 주 휴가가 있어 심고 떠날지 휴가를 다녀와서 심을지 만 결정하면 될 거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groro, 새싹단 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