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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ug 11. 2024

매일 미움받을 용기

https://groro.co.kr/story/11368



 세 번인가? 네 번을 읽은 책이다. 살아오면서 같은 책을 이렇게 자주 반복해 읽었던 경우는 없는 거 같다. 물론 두 번 정도 읽은 책은 있다. 하지만 보통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판타지 소설 같은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심리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냥 딱 이 한 문장만으로도 100%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책을 두 번도 아닌 세 번인가 네 번을 읽었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지만 나란 사람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건 분명히 뭐가 있어도 있다는 이야기다.



 책에서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여러 이야기를 한다. 읽을 때마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와서 한 번에 모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에는 내 능력이 부족해 생각나는 대로 지금 꽂히는 몇 가지만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가장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한 가지는 내가 잘못 이해한 게 아니라면 나란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내용이다. 잘 나든 못 나든 많이 갖고 있건 그렇지 못 하건 그저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관계라는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잘 나고 못나고, 많이 갖고 그렇지 못하고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만약 이 세상에, 이 우주에 나 혼자만 존재한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바로 엄청나게 외롭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생각이 관계,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맺는 관계라는 개념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지금 까지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원하든 원치 않든 많은 관계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우주에 나 혼자 존재한다면 외롭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말 진짜 태초부터 이 우주가 빅뱅에 의해 만들어진 시점부터 혼자 있었다면 과연 외롭다는 개념이 있었을까? 고독이라는 개념이 있었을까? 외롭다거나 고독하다는 건 역설적으로 많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관계에 의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다 보니 스스로를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거나 외롭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즉, 관계에 의한 상대적인 개념이 절대적인 존재를 잡아먹는 형국인데 이 부분을 조금은 차가운 머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교는 되겠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나로서 부족할 수 있지만 그저 나라는 존재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된다. 부족한 모습은 부족한 모습대로 잘난 모습은 잘난 모습대로 모두 나란 존재를 이루는 요소이기 때문에 바르게 바라보고 인정해야 된다. 관계에 의해 형성되는 잘 나고 못났다는 개념은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상대적이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부족해도 분명히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으로 되지도 않게 우쭐해하라는 게 아니라 어차피 상대적인 개념이니 절대적인 스스로의 존재를 괜히 잡아먹지 말라는 이야기로 이해를 했다.



 그렇기에 미움받을 용기를 내라고 책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제목도 ‘미움받을 용기’를 쓴 게 아닌가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모습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때론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 미움을 당당하게 받으라는 것이다. 왜? 내 모습에 대한 이야기니까! 내 존재에 대한 증명이니까! 한 가지 착각하면 안 되는 건 그런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는데서 끝나면 안 된다. 끝날 수 없다. 막말로 다 까발렸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미움받지 않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덮으려 하고 덮을 수 있는 게 인간인데 까발린 걸 수습하는 하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나란 사람을 인정하면 할수록 부족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볼수록 처음엔 미움도 받고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차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그 과정을 지속한다면 나중에 까발릴 것도 없고 부족한 모습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니 부족한 보습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냥 그런 거지 뭐 고칠 수 있으면 고치면 되고 이렇게 웃어넘길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나대로 인정하지 않고 가릴 수 있는 건 최대한 가리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텐데 아쉽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다. 웃기지도 않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는 미명아래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중요한 관계 이전에 나란 사람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선후관계가 잘못 됐다. 내가 나를 제대로 인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부족한 부분을 공개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나의 부족한 점을 밝혔을 때 나와의 관계를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과감하게 끊어 버리면 그만이다. 물론 단순하게 그저 사람을 사귀는 것만 생각한다면 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지만 그야말로 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그런 게 가능하냐고 되물을 수 있다.



 물론 힘들 것이다. 단순하게 사람을 사귈 때처럼 과감하게 맺고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는 계속해야 될 것이다. 이 부분을 나름 해결할 수 있는 개념이 이 책에도 나오는데 이 세상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공동선(?)을 생각하며 사회생활을 하면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웃긴 건 얼핏 들으면 공동선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생각한다는 이 말은 지극히 관계지향주의 적인 말 같아 이 책에서 주장하는 근본적인 내용과 다소 위배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말은 끝까지 들어보라고 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공동선(공동선이라는 단어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이 단어는 내가 이해를 하기 위해 만들어 낸 단어다.)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생각한다는 건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관점에서 시작한다.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살아가면서 나를 위해(그 무엇도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 한다면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도와주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거다. 나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선 우선 실력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꾸준히 실력을 쌓기 위해 나도 공부를 한다. 더 나아가 나 혼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실력만 쌓는다고 아이들의 성적이 쉽게 올라가진 않는다. 실력을 쌓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본적인 역량에 더해 아이들이 학습습관도 세울 수 있고 진로도 잡을 수 있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조언도 얻을 수 있도록 다방면에 걸친 준비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나는 실력 있는 선생을 넘어 아이들의 미래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돈 많이 버는 선생이 될 것이다... 이 흐름 속에 아이를 위하는 건 없다. 그저 어디까지나 나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나를 만나는 아이들은 기본적인 성적향상과 얻을 수 있는 나름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 보다 나은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뭐 이런 거다.



 모두가 관계를 위해 누구를 생각해서 일을 하고 움직일 게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해 나의 발전을 위해 나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면 이 사회는 별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서로를 위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전제 조건은 필요하다. 최소한의 안전장치 같은 걸 수도 있는데 내가 행하는 행위 속에 타인의 무언가를 해하거나 훔치는 것들은 있어선 안 된다. 이건 어찌 보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국민 하나하나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삶을 열심히 살아나간다면 국가는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 책은 읽고 생각을 정리할 때마다 다소 두서가 없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지금까지의 인식을 뒤집는 내용도 많고 그런 부분에 있어 느껴지는 부분도 많고 그러다 보니 할 말도 많아져서 결국 뒤죽박죽 엎치락뒤치락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렇기에 오히려 할 말이 많아 지속적으로 읽게 되고 계속 생각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바꿔 나가는 거 같다.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나 외로움에 사무치는 사람이나 관계에 목을 매는 사람이나 모두 한 번 정도는 읽어 보면 여러 부분에 있어 생각할 지점을 던져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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