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16. 2021

이렇게 하면 브런치작가 된다!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수기라고 할 것도 없다.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합격 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주제로 글을 쓰지 않으려 했다. 브런치 글을 둘러보다 이런 주제의 글을 보면 눈길이 간다. 내가 해낸 일에 대한 궁금증 정도의 기웃 거림이다. 그와 동시에 꼴 같지 않게 브런치 작가 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 경우가 아니고 한 번에, ‘한 방에’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난 브런치 작가가 한 번에 됐다. 아니 될 줄 알았다. 브런치 작가 지원하기 전에 브런치를 둘러봤고, ‘아, 이 정도면 지원하면 그냥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됐다. 재수 없는 이야기다. 거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분명 누군가에겐 대단한 일 일수도 있다. 대단까지는 아니어도 ‘기대’하는 일 정도는 될 것이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브런치에 게시하는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에 브런치 북 하나가 왜 터졌는지 모르겠지만, 제외하면 게시하는 글 하나당 라이킷은 10개 남짓이다. 라이킷까지는 남기지 않지만 조회수는 그보다 조금 많을 텐데, 딱히 확인해 보진 않았다.     

 


 사설이 긴 이유는 다른 글에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기 위함이다. 했던 이야기, 또 쓰고, 또 쓰고 조금 양심이 없는 것 같다.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으로 봐주면 고맙겠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건 1년 정도가 되어 간다. 작년 8월이다. 하고 있는 일(물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다.), 잘하다가 휴가 이후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 생각의 끝은 ‘나를 알고 싶다.’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나를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다 글쓰기로 결정지었다.     

 


 다짐했다. 내용이 무엇이든지 간에 하루에 A4 한쪽을 채우자고. 실천해 냈다. 한 달. 그리고 흐지부지…. 나 답다. 그 이후로 들쭉날쭉 쓰다 말다 하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글쓰기는 저기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듯했다. 그리고 조금 여유가 생길 즈음 정말 다행히도 글쓰기 생각이 다시 났고, 마침 지역의 글쓰기 강의를 신청했다.      

 


 지역 작가님의 강의를 듣고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써 오는 형태였다. 그럼 다른 회원님들과 서로 써 온 글을 읽어 가며 나름 의견을 주고받았다. 강의에 의한 반 강제적인 글쓰기로 인해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써야 했다. 한, 두 달 지났나? 작가도 아닌 주제에 마감의 압박 비슷한 걸 받기 시작했다. 그래도 신통한 건 일주일에 한 편은 꼬박꼬박 써냈다.      

 


 그런 연습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브런치를 만나게 됐고, 그 강의에 의해 쓴 글 중에 하나를 브런치 작가 지원할 때 첨부했다. 그 글이 현재 내 브런치 1호 게시 글이다. 다시 말해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한 시간은 10개월 정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 28일까지, 내 모든 행동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수렴한 것이다. 그러니 어찌 당당하게 한 번에 되지 않는단 말인가? 꽃 한 송이 틔우기 위해 무수히 많은 일들이 사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마침 브런치 첫 게시 글의 소재도 ‘장미’다. 이거 이거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참 교묘하다. 끼워 맞추기라고 해도 상관없다. 세상에 우연은 없으니…. 필연을 향해 가는 하나의 과정들이다. 물이 어디를 어떻게 흘러가든 종국에는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것과 같다.


     

 

 이렇게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브런치를 향해 달려온 것이고, 지금 또한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일 것이다. 다음은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책’ 하나 내는 거다. 나는 지금 또 다른 바다인 책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나를 응원해 주는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수기 같지도 않은 ‘수기’를 쓰려고 한 것이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내 글의 라이킷 수는 보통 10개 남짓인데, 며칠 전에 글 하나가 정확히는 처음으로 만든 브런치 북 하나의 조회 수가 터진 걸 확인했다. 이거 뭐지? 왜 이러지? 생각 끝에 이 번 응모 전에 응모한 건데 심사위원들이 죄다 읽었나 하고 넘겼다.     

 


 그런데 오늘 소위 말해 브런치 메인에 앞에서 이야기한 첫 번째 브런치 북이 걸린 것이다. 억?! 이게 왜 걸렸지? 어떻게 걸렸지? 나에게도 이런 일이…. 기뻤다. 대단할 것도 없지만 내가 관심을 갖고, 정성을 쏟아 내는 공간이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개적인 공간에 내 글이 걸린 것이다. 어찌 기쁘지 아니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이런 공개적인 게시를 싫어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난, 그래도 무언 갈 열심히 했으면 세상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알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더 나아가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도, 내 속을 털어 내는 것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나를 알아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세상에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살 수도 있겠구나 하는 행복 회로를 돌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기에 내 글이 조금이나마 알려지게 된 산뜻한 이벤트가 은근히 입 꼬리를 올려 줬다.     

 


 그래서 별스러울 것도 없는 브런치 합격 수기를 쓰기로 한 것이다. 더해서 조금은 진지한 의미를 이야기해 보면 아직 많은 글을 쓰지는 않았다. 물론 브런치 작가가 된 5월 28일부터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매일 글을 게시했다. 칭찬할 일이다. 내가 생각해도 대견스럽다. 성인이 된 이후로 무언 갈 다짐하고 지속적으로 한 달 이상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느덧 2개 월 째를 향해 가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실천적 의지에 대한 칭찬일 뿐이다. 양은 잘 채워 오고 있다. 문제는 질이다. 이게 어째 쓰면 쓸수록 점점 더 신변잡기가 되고, 일기가 되어 가는 것 같다. 물론 삶의 모든 것이 글의 소재가 된다고 하지만, 삶의 소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속에서 예술과 철학을 발견하고 있는 건지는 확실치 않다. 예술과 철학 같은 고상한 것들은 차치하고, 소소한 감동이라도 주는 글이라도 쓰는 건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계속 고개를 처 든다.     

 


 그래서 잘 모르시겠지만(인기가 없는 브런치 작가라….) 요즘 내 글의 소재는 글쓰기 자체다. 계속해서 내가 글을 왜 쓰기 시작했지? 글을 쓰면서 얻으려 하는 것이 무엇이지? 그러기 위해 나는 무슨 글을 써야 하지?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하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난 생각보다 긍정적인 사람이다. 이런 모든 고민이 결국엔 ‘책 출판’이라는 필연의 바다로 흘러가는 우연의 물줄기임을 알고 있다. 잠깐 돌에 괴어 물이 곱게 흘러가지 못하고, 회 돌아치는 중일 것이다. 이런 일이 어디 이 번뿐이랴. 돌이 아니라 바위를 만나는 일도 허다할 것이다.     

 


 어제 올린 글의 끝도 오늘 올린, 이 글의 끝과 거의 같다는 건 안 비밀




작가의 이전글 티끌 모아 태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