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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ug 03. 2021

움직이세요.

 그냥 움직이세요. 지금 바로 움직이세요. 고민하지 말고 움직이세요. 머뭇거리지 말고 움직이세요.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움직이세요. 고민할 순간에 움직이세요. 큰 의지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엄청나게 강력한 도전정신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움직이는 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하세요. 그냥 한 발 내딛는 것뿐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알람을 끄려 하는 손을 부여잡고 그냥 일어나세요. 벌떡 일어나세요. 바로 화장실로 가 양치를 시작하세요. 눈이 안 떠져도 괜찮습니다. 다리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양치를 하기 시작하면 눈이 떠지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세수를 시작하세요. 더 확실한 방법은 샤워를 시작하세요. 너무 찬물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샤워면 됩니다. 그리고 물을 한잔 드세요. 시원한 물이면 좋겠네요.      

 


 이렇게 움직이세요.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늘 해오던 일입니다. 조금 더 단호하게 움직이면 됩니다. 새로운 무언 갈 시작하기가 두렵다면 몸을 움직이세요. 아주 단순한 움직임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정신이, 머리가 반응할 겁니다. 할 수 있다는 에너지가 생길 겁니다. 아까도 말씀드린 예처럼 일상 속에서 늘 해오던 단순한 움직임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특별히 예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설거지를 하세요. 주방에 잔뜩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하세요. 누가 먹었는지 모를 설거지를 하세요. 누가 먹었겠습니까? 본인이 먹었겠지요. 설거지를 하세요. 그릇을 깨끗하게 닦듯이 마음속을 닦아 나가세요.      

 


 청소를 하세요. 집안 곳곳을 빠짐없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은 침실, 내일은 작은 방, 또 다음날은 거실, 토요일엔 주방, 일요일엔 마음먹고 화장실 이렇게 청소를 하세요. 언젠가는 해야지 하면서 한 번에 할 생각을 하니 하기 힘든 겁니다.     

 


 사람은 작은 둔덕이 있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하지만 커다란 산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게 사람입니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란 존재가 그렇게 생겨 먹었습니다. 내가 게을러서 내가 부지런하지 못해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사람이 그렇게 생겨 먹었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나만 게으르다고 자책하지 마시고 하나씩 쪼개서 움직이면 됩니다.      

 


 조금 더 예를 넓혀 볼까요. 운동을 하세요. 아니 운동하라고 하면 또 답답해지니 그냥 밖에 나가세요. 일 마치고 들어와 혹은 집에 있다 편안한 옷을 입고 밖에 나가세요. 동네 한 바퀴를 도세요. 걸어도 좋습니다. 빠르게 걸으면 더 좋습니다. 뛰면 더욱더 좋습니다만 힘들면 또 하기 싫어지니 빠르게 걷는 정도를 목표로 삼으세요. 그냥 걷기 지루하면 음악을 들으면서 유튜브 보면서 친구와 통화하면서 빠르게 걸으세요.     

 


 밖에 나가보세요. 꽤 많은 사람이 걷고 뛰고 자전거를 타고 있을 겁니다. 그 상황 속에 몸을 던지세요. 나도 왠지 그들과 함께 늘 그래 왔던 것처럼 하고 싶어질 겁니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세요. 내가 일상적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을 쪼개서 움직이세요. 그렇게 몸을 움직이고 자투리 시간을 쓰세요.      

 


 그냥 마냥 늘어져 있지 말고 움직이세요. 저도 소파와 바닥과 한 몸이 돼 늘어져 있는 거 좋아합니다. 편안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계속 늘어져 있다 보면 누가 소파이고 바닥이고 나인지 모르게 됩니다. 그렇게 소파 속으로 바닥 밑으로 점점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그런 시간도 필요합니다. 솔직히 허락된다면 저 역시 늘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솔직히 정말 간절히 원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 여러분도 알잖아요.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발 알려주세요.      

 


 하지만 그런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 거 우린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론 그렇게 살아가면 안 되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왜 꼭 모두가 열심히 살아야 되나 하는 딴지를 걸고 싶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어떻게 하면 적당히 편안하게 살 수 없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꽤 많이 했습니다.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정말 찾고 싶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그저 편안하게 시간을 삶을 보내면 안 되는 건가? 방법이 있긴 있는 건가?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과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속세의 삶에 초월하지 않는 이상 부족한 제가 알기론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니 그 방법과 대안을 찾을 때까지는 움직이세요. 하나씩 잘게 쪼개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작하세요.      

 


 격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어차피 죽으면 썩어질 몸입니다. 아끼지 마세요. 물론 몸 생각하지 않고 죽어라 움직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건강하게 오래 잘 사용할 수 있는 잔 근육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움직임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당장 큰일을 하기 위함이 아닌 일단 움직이게 하는 마중물 같은 움직임을 말하는 겁니다. 윤활유를 집어넣어 기계가 잘 돌 수 있는 의미의 움직입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움직이세요. 누군가가 이야기했습니다. 방구석부터 치우라고….     

 

 여러분 포기하지 마시고 움직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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