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 하고픈 일은
묵은 이불 잔뜩 모아 빨래하는 일
힘찬 물줄기가 이불을 두들기면
끈질기게 붙어 있던 악몽까지 숨지 못하고
쾨쾨한 어둠 속에서 달아날 거야
거뭇해진 마음도
세제를 넣고 힘주어 비벼 주면
비눗물이 찌든 틈새를 파고들어 간지럽히며
하얀 웃음 되찾아 주겠지
오래된 얼룩들은 새것처럼 돌아오진 않겠지만
빨아도 빨아도 남는 흔적이라면
그럴만한 이유를 대서라도
품어 주고 싶네
내 마음도 그러하지
아무리 씻어 내려 해도 덕지덕지 달라붙는
미련한 것들은 많지만
조금은 투명해진 상처의 귀퉁이를
물속에 비춰 보며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할 거야
바지랑대 끝에 걸터앉아
맑은 바람을 기다리는 내 마음
오늘은 2025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오늘이지만 묵은 때를 새해에 가져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오래된 빨랫감과 생각을 정리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일곱 시간 정도만 지나면 새해가 됩니다.
작가님들, 올해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6년 병오년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문사진 - 네이버 블로그,
내 마음의 보물 창고 / 사인암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