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라는 외로운 섬에 유배되었다
사랑하는 이들도 두고 가는 곳
뭍에서는 망원경으로 섬의 동태를 살폈다
나는 오싹하여 무릎을 감싸 안았다
밥은 때가 되면 왔다
약봉지도 전달되었다
다만 내가 필요한, 손은 잡을 수 없는 곳
이 섬에서는 입을 사용하는 것이 불리하다
말을 하거나 기침을 하면
섬은 뭍사람들에게서 조금씩 더 멀어진다
말벗할 섬 갈매기 하나 보이지 않고
고독을 말한 쇼펜하우어
그도 38도에 갇혀 보았을지
고독은 달콤할지라도 고립은 쓰기만 한데
정신이 혼미해진 사이
섬을 어떻게 탈출했는지 모르겠다
수영을 했는지 젖어있고
바위에 부딪쳤는지 온몸이 아프다
하지만 다시 실어 가려는지
나룻배 한 척이 상시 대기 중이다
탈출과 유배를 반복하는
지독한 고립의 섬
가족 중 한 명이 2주간 독감에 걸리고 전염력이 없어질 때쯤 나도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단순 인후염이라고 했다. 그렇게 닷새가 지났는데 어제 갑자기 열이 38도 가까이 오르면서 몸이 쑤셨다.
요즘 독감이 유행이다. 감기 증세로 온 환자 중 30프로 정도가 독감환자라는 얘기가 있다. 나는 독감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해 뜨자마자 pcr 검사가 가능한 곳으로 가서 검사를 하고 1시간 동안 결과를 기다렸다. 신속항원검사는 위음성률이 꽤 높아서 빨리 판정받고 수액을 맞기 위해 정확도 높은 pcr 검사를 한 것이다. 우리 가족도 뒤늦게야 양성으로 나와 독감을 오래 앓았기 때문에 나는 빨리 판단했다.
결과는 의외로 독감이 아니었다. 독감이 아니라면 열이 난 이유는 기관지염이라고 했다. 독감뿐 아니라 감기도 참 독하게 온다 싶다. 낫는 것 같다가 갑자기 심해졌다.
이 시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쓴 시이다. 이게 시가 되려나 싶었는데 조금 수정해서 올려 본다.
겨울철 감기, 독감 조심하시고 건강한 겨울 보내시기 바랍니다, 작가님들.
사진 - 네이버 블로그 '끄적인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