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는 날에

by 고운로 그 아이

내 마음의 손잡이를 당기면

꾹꾹 눌러 담은 눈송이가

와르르 쏟아질 겁니다


눈은 내 마음

뽀얗고 달콤한 팝콘 같은 내 마음

당신의 노래가 흐르는 창가로 가서

부딪쳐 부서지더라도 내리고 싶은


겨울이면 두 손이 빨개지도록 눈을 가득 담아

당신이 밟는 거리 위에 뿌릴 겁니다

어깨 위에 앉아 귓가에 속삭이며

머리 위에 하얀 모자를 씌워 주며

신발 밑창의 무늬가 되

내리고 또 내리는 눈


발자국을 남기렵니다

추억의 선율이

세상의 오선지 위를 흐르도록

경쾌한 음표를 찍으면서


당신에게 눈을 입혀 줄 겁니다

하얗게 하얗게 토닥여 주면

당신은 눈사람이 되겠지요?

내 마음을 뒤집어쓴 눈사람


당신은 눈사람

맑은 사랑을 한 벌 입은 눈사람







정말 추운 날씨입니다.


어제(1월 20일)가 대한이었는데요, 속담에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든지 '소한이 대한 집에 몸 녹이러 간다' 말이 있을 정도로 소한 때 절정이던 한파가 대한 때는 누그러지는 것이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한인 어제 북극한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서울 기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3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 5도입니다.

지금 강원도를 비롯해서 경기 일부지역에는 한파 경보가 발령되었고, 서울을 비롯해 내륙지방에는 한파 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

이번 한파는 주말까지 쭉 이어지다가 26일경부터 서서히 평년기온으로 회복된다고 합니다.


어째서 소한과 대한의 추위가 반전되었을까요?

이게 참 심각한 이유는, 북극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북극 온난화로 인해 방어막인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북극의 찬 공기가 시베리아 부근까지 남하하고, 이것이 또 우리나라로 유입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찬 공기가 빠져나가면 괜찮은데 정체되어 있으면서 계속 우리나라로 유입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겨울 기온 특징은 삼한 사온이었지만 이제 일주일씩 계속 영하권에 머무는 한파가 이어지는 현상이 앞으로도 해마다 지속될 것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가 시베리아보다 춥겠다. 이런 얘기들을 했는데 그쪽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넘어오니 맞는 말이었습니다.


이사 온 집은 개별난방이고 보일러 작동이 잘 되어 냉기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는 하루 종일 으슬으슬했습니다.

춥다고 웅크려 있으면 우리 몸에서 체온을 올리고 유지시키는 근육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합니다. 웅크리고 있으니 한기가 들고 한기가 드니 더 웅크리고, 글을 쓸 만큼 사고가 유연하지 못했습니다.


벽을 바라보며 공책을 앞에 두고 있으니 벽도, 공책도, 머릿 속도 온통 하얬습니다.

온통 하얗다 보니 그것은 눈의 시상이 되어 조금씩 쌓였습니다. 그래서 눈의 시를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힘을 쫙 빼고 뭐든 끄적이기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시여서 아마 편안하게 읽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아무것도 없이 비워진 무에서도 유가 창조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사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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