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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흰 꽃

광릉 수목원에서

by 고운로 그 아이


풀꽃 하나 피지 않은 이른 봄의 광릉숲

계수나무 가지 뻗어 햇살을 갈망할 때

저만치 흰꽃 한 송이 바람에 휘날린다



그대라는 사람, 꽃으로 피어났다

세월이 얼어붙어 만년설이 된 머리에

겨우내 눈보라 맞은 백매화가 피었다



등 시린 곤줄박이 날아와 맴돌고

녹으며 흐르는 봉선사천 물줄기

당신을 따르는 길은 겨울 아닌 봄이었나



적막한 숲에서 나는 알았네

찬 서리도 함께하면 견딜 수 있는 것을

그대가 설중매라면 눈이 되어 지켜 주리









지난주에 포천시에 있는 국립수목원을 찾아갔다. 흔히 광릉 수목원이라고 칭한다.

국립수목원광릉숲 내에 조성된 수목원으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하고 있다.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n and the Biosphere)은 2010년 6월 2일에

광릉숲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수목원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위의 링크를 따라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면 좋겠다.


지난주 수요일에 방문한 수목원은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날씨는 포근했고 습지 못에는 개구리들의 합창이 요란했지만

꽃은 한 송이도 찾아볼 수 없었고 나뭇가지 역시 앙상한 그대로였다.

이른 봄의 광릉수목원을 둘러본다.




입구를 지나면 다리 아래로 봉선사천이 흐다. 얼음이 아직 다 녹지 않았다.

오늘 같은 날씨는 방문객이 별로 없다. 우리 부부는 이 한적한 수목원을 통째로 빌린 느낌을 종종 받는다. 놀이동산을 독차지하는 기분이라 해야 할까.




큰길에서 숲길로 들어서면 육림호까지 지름길이기도 한 숲 생태 관찰로가 펼쳐진다.

군데군데 휴식 구간이 있어서 한숨 돌리며 차 한잔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벤치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곤줄박이와 박새가 날아왔다. 향긋한 냄새를 맡고 온 것 같다. 박새는 찍지 못했다.




광릉숲 내에는 밑동만 남았거나 뿌리째 쓰러진 사목들이 많다. 해설판을 읽어 보면 사목은 나무로서의 삶은 끝났지만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육림호 카페. 생태로를 나와 육림호로 향할 때 만나게 되는 곳이다. 테이블에서 가끔 차를 마시기도 한다.(야외에 있는 테이블인데 이 사진에는 없다)




수목원 내의 호수인 육림호.

살얼음이 채 녹지 않았다.

육림호는 실물이 사진에 예쁘게 안 담기는 곳이다. 그 분위기, 크기, 생동감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다.

육림호는 계곡에서 유입된 물이 고여 있다가 봉선사천으로 서서히 흘러간다.




자주 목련 꽃눈.

아직 봄을 느끼기엔 이르다.




이제 육림호를 벗어나 전나무숲길을 본격 진입해 본다. 해설판을 읽어 보면 이곳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

전체 200미터 구간이고, 피톤치드가 대량 방출되는 곳으로 삼림욕을 즐기며 호흡기를 정화할 수 있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전북 부안 능가산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이다.



우리는 이곳을 제일 좋아한다. 전나무숲길- 소나무숲- 잣나무숲길까지 경사면으로 되어 있어 운동 효과가 크고, 심호흡을 하면서 맑은 공기를 많이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전나무 높이가 10미터 넘을 듯한데 어쩐 일인지 카메라 화면 가장자리의 피사체가 화면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현상이 있다. 예전 스마트폰에는 없던 현상이다




멀리 조그맣게 비밀의 문이 보인다. 동절기라 개방을 하지 않고 접근하지 못하도록 줄을 쳐 놓았다.




전나무 숲길 지나 언덕을 오르면 소나무숲이 펼쳐진다.




아직 앙상한 상수리나무 숲.

계수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 낙엽활엽수들은 봄맞이가 늦다.




이곳은 잣나무숲길.

전나무숲길-소나무숲-잣나무숲길로 이어지는 산책이 끝나간다.

잣나무림 해설판/ 잣나무숲을 나오고 나서 바라본 입구.




열대온실관 가는 길에 습지 못을 지나면서 개구리들 울음소리를 담았지만 아쉽게도 용량초과로 동영상 업로드가 안된다. 열대온실관에서 잠시 쉬고, 난대온실관은 보수 공사 때문에 패스했다.




관람객 라운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열대온실을 둘러보았다.




사진을 많이 찍어서인지 오늘 산책 시간은 세 시간에 다다랐다.

점심식사를 위해 단골집 수한 막국수로 갔고,

카페로 이동하여 쌍화차를 마셨다.

수한 막국수. 매번 갔어도 사진 찍은 것이 없어서 네이버 블로그(슈니무드) 에서 이미지를 가져왔다.

열무김치가 일품인데 가려졌다.




견과류는 몸에 좋으니까 쌍화차 두 잔이요~~

사진 좀 찍읍시다, 조금만 기다려 봐요~

팜 스토리라는 카페이다.



어째 수목원 한 번 갔다 오는 것보다 후기 쓰는 게 더 힘든 듯하다^^;;

사진 용량이 초과되어 일부 사진의 크기를 였기 때문에 몇몇 사진은 화질이 안 좋다.




※이상입니다, 지금까지 긴 나들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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