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탄생화

디기탈리스(Foxglove)

by David Dong Kyu Lee

어찌 이리도 고운 모습으로 피어날까.
겸손히 땅을 바라보며
살며시 곁눈질로 다가오는 님을 바라보는 너,
그 조심스러운 숨결 속에
말하지 못한 마음이 깊게 숨어 있구나.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한 사랑,
말로는 내지 못한 미움과 증오,
가슴 깊은 곳에서 사무치도록 쌓여가는 생각들이
너의 잎맥을 타고 천천히 번져
아픔과 독이 함께 자라나는구나.

모든 것을 사랑하려 애쓰고
아픔도, 미움도, 상처도
참아내며 이해하려고 몸부림치는 너를
사람들은 우습게 여기고
얕보며 지나치지만
결국 큰코다치는 건 그들이더라.
그 순간만큼은
너의 속이 조금은 후련해지는구나.

그러나 너는 다시 후회와 번뇌로 가득 차
“차라리 나만 아프면 되는데…”
“조금만 더 참을 걸…”
스스로를 탓하며 마음을 움켜쥐는구나.

어찌하랴 어찌하랴
너의 사랑은 깊고도 위험하며
상처와 온기가 함께 피어나는 꽃.
사랑하기에 참아내고,
사랑하기에 아파하고,
사랑하기에 독이 되어버리는 마음까지
모두 껴안고 살아가는 너의 모습이
참으로 인간답고, 참으로 슬프고,
그래서 더욱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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