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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아이 Nov 17. 2019

소중한 사람과의 마찰을 줄이는 법

연인, 가족간의 불필요한 감정 소모로 힘드시나요?


나는 주변 사람과 잘 부딪히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세상에 단 한 사람 예외가 있다면 남자 친구일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떠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연애를 할 때마다 내 성격이 이렇게 까지 바닥이었나 하고 자괴감이 들곤 한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웃고 넘겼을 일들도 대상이 내 남자 친구 라면 심기가 불편하고 하나하나 다 표현하고 싶어 진다.


이를테면 약속시간에 친구가 15분 늦은 경우 그냥 왜 늦었는지 이유를 묻고 마는 정도이지만 남자 친구라면 다른 이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볼일이 우리의 약속보다 우선이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어가며 결국 그날 데이트의 절반을 망쳐버리기도 한다. 정말 우습지 않은가, 만나기 전에는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이 정작 만난 후에는 그깟 15분이 뭐라고 함께 있는 몇 시간을 혼자 있는 것 만도 못한 시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왜 이런 상황이 생겨버리는 것일까.


비슷한 상황이 또 다른 곳에서도 보인다. 바로 부모와 자식관계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평생 우리 엄마가 남 욕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남동생 얘기가 나올 때면 깊은 한숨을 쉬시며 남동생만 생각하면 답답해 죽겠다며 늘 울상이시다. 남동생이 크게 사고를 치거나 한 적은 없다. 내 기준에는 공부만 좀 열심히 안 했지 성격 좋고 주변에 친구도 많은 아, 하지만 조금 욜로끼가 다분한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그런 동생을 엄마는 하루가 멀다 하고 걱정하고 계신다.


두 가지 경우의 공통점은 한 가지. 화를 내는 주체는 상대방을 주변 사람 그 이상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상처 받고 기뻐하며 상대방이 자신을 더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소중하기에 걱정하고 염려하며 화를 내면서까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떤 관계에서도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표현은 그게 설령 상대방을 향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 할 지라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의 심기를 건드려 관계를 악화시킬 뿐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욱하는 마음에 감정이 터져 나오기 쉬운 것 안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감정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 상대방이 갓난아기와 같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 이상 빽 소리를 지르거나 가시 돋친 말투는 소중한 관계에 악영향을 가져올 뿐이다.


그럼 사랑하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 도대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개인적으로 찾은 답은 간단하고도 어렵다. 대상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15분 늦은 남자 친구에게 화가 나서 잔소리를 쏟아내고 싶을 때, 혹은 이미 쏟아내었는 데도 감정이 가라앉지 않을 때. 생각해보자 나는 내 친구가 똑같은 실수를 했어도 이렇게 대했을 것인가?


아들이 밤새 컴퓨터 게임을 하고 오전 내내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할 때, 당장이라도 이불을 걷어올리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 질 때. 생각해보자. 인사성 바른 이웃 청년이었어도 똑같이 대했을까?


절대로 쉽지 않다는 것 안다. 하지만 당장 감정을 쏟아 내기보다는 진정하고 나중에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소리를 지르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때로는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명심하자. 순간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눈에는 철저하게 애 같은 사람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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