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른아이 Aug 16. 2020

불면증이 왔다 : 내가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

나는 왜 맘 편히 쉴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을까

몇 주 전부터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술을 마시고 잠드는 날이 많아서 이기도 하겠지만 주된 원인은 외부와 내부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고 있으면서도 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답답하고 울해진다.




사람은 자신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 더욱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심하면 우울증에 리기도 한다.


흔한 예로 직장생활을 할 때 많은 사람이 일도 일이지만 사람 때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 다. 열심히 하는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진급에서 누락서, 부하직원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하지 않아서, 이유는 제각각이어도 결국 똑같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가 생각한 대로 직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바꾸려고 시도한다해서 결과를 보장할 수 없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스트레스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와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같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서. 혹은 뭔갈 하더라도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는 나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고통받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 상황은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제약되는 부분이 많고 해외는 지금이 가장 심각한 나라도 있다. 해외에 볼일이 있어서 간다 치더라도 오고 가고의 자가격리 기간을 생각하면 최소 2주에서 4주 동안 일을 못하게 되는데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로 인해 일본에 있는 남자 친구와 마지막으로 본 지가 벌써 4달이 넘었다. 부모님과 가족들은 신이 났다. 이렇게 된 거 괜히 힘 빼지 말고 헤어지고 다른 사람 찾으라고. 이전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남자 친구가 나와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일본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반대가 극심하셨는데 솔직히 그 그렇게까지 큰 스트레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보고 싶을 때 못 보고 하다못해 이 상황이 언제 끝난다는 기약도 없다는 점이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둘 중 한 사람이 일을 그만두고 보러 가기에는 미래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다. 다른 국제 커플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견뎌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바라는 나와 현실의 나의 괴리


나는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심지어 원하는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라 꽤 많은데 그중 몇 개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 경제공부와 재테크 공부를 열심히 해서 노동수익 없이도 살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고 싶다.

-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서 선배 A처럼 업무적 통역을 담당할 수준이 되고 싶다.

-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해서 생활체육대회에 나갈 정도로 잘해지고 싶다.

- 회사에 적응하고 업무를 빨리 익혀서 믿고 일을 맡길만한 직원이 되고 싶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게 더 있지만 대충 목표들의 성격을 보면 당장 결과가 나오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한다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을 생각하면 내가 이걸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막막하다.  또 회사에 빨리 적응하고 싶다면 회사에 오랜 시간 머물러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럴 경우 나머지 목표들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싶다면 하루 일과를 나노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세워도 될까 말까인데 체계적인 계획은 없으면서 어쨌든 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잡히는 대로 하다 보니 늘상 뭔가를 하려고는 애쓰는데 하루가 끝나면 무엇을 한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회식은 잘 따라가서 저녁시간을  통째로 날린 날도 많다. 래저래 복합적인 이유로 아침에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자동으로 떠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 생각한다 "뭐라도 해야 해."




지금의 나이에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잘 쉬는 법을 까먹은 듯한 느낌이다. 여름휴가 때도 이직하고 몇 달간 고생했으니까 아무 생각도 말고 푹 쉬자라고 결심한 날이 심적으로 더 힘들었고 계획을 세우고 뭐라도 한날은 상대적으로 괜찮았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으니 이번 연휴 때는 생각을 정리하고 위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시간 배분을 할 것인지 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코로나의 종식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내가 바라는 나와 현재의 나의 괴리는 내가 쏟는 노력에 따라 조금씩 메워질 것을 안다. 그 끝이 보이지 않아서 막막할지라도 일단 해 나가자.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 다 괜찮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야."라고 끊임없이 되뇌면서.

작가의 이전글 내가 우울했던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