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도 안녕
9월이 되었다.
오늘 아침 샤워를 하며 문득 떠올랐다.
'어.. 9월에 뭔가 있었는데.. 뭐더라'
그러다 번뜩 생각났다.
인명구조요원 자격증 만료가 9월이었다.
이미 작년 9월에 유효기간은 끝났지만
유효기간 만료 후 1년 이내에 재강습을 받으면
자격 유지가 되기 때문에 올해 9월이 지나면
내 구조요원 자격은 진짜로 끝이 나는 것이다.
처음 자격증을 따러 갔을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가 나의 전성기였을 것이다.
20대 초반. 얼굴도 하얗고 탄탄한 몸에 체력도
좋았지. 후후. 지금과는 다르게 이쁘고 건강했다.
강습은 꽤나 힘들었지만 동기들이 있어서
늘 즐겁게 훈련받았다. 나름 우수생으로 선발되어
주목받았었다. (주목받는 거 은근히 즐김)
이 자격증 하나로 대학생활 내내 라이프가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때가 참 재밌었다.
한창 젊을 때니 일 끝나고 놀기도 많이 놀았지
참 바쁘게 살았다. 평일엔 학교 가서 공부하고
동아리에서 친구들이랑 놀고 남편이랑 연애도 하고
주말엔 아르바이트 가서 일하고 놀고 남편과
데이트도 하고 허허허 쓰면서도 웃음이 난다.
훈련 때 만난 동기 중 한 명이랑은 아르바이트도
같이 하고 자격증 갱신도 같이 하러 다니곤 했는데
훌쩍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버렸다.
자격증 아깝지 않냐며 거기서도 일 할 수 있으면
하라고 했는데 그 친구는 쿨하게 버리고 떠났다.
나는 그 뒤로 혼자서도 갱신하러 가고 동생이랑
(친동생은 수영 강사로 자격증 보유자) 가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다가 결혼도 하고 아들 낳기 전
마지막 갱신을 끝으로 병을 얻었다.
나는 지금 물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한다.
1.2~1.5미터만 돼도 숨이 차서 괴롭다.
그때마다 자꾸 좋았던 과거가 떠올라서 싫었다.
아들이 물을 좋아한다. 물놀이나 수영장은
여름 해마다 가지만 나는 밖에서 사진만 찍는다.
건강했다면 아들과 신나게 즐겼을 텐데.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요즘 들어 자꾸 과거가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흘러간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말이다.
툴툴 털고 나의 새로운 인생을 잘 보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