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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원칙

우리다운 조직문화 만들기

"디자인”관점에서 “브랜드”관점으로 이동되며, 나의 사고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좋게 보이는 것의 디자인적 논리를 파악하기 좋아했던 나는 이미지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스토리, 그리고 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문화, 그 기반의 시장논리들까지 가지 치며 나아가는 생각의 고리가 많아졌다. “디자인”을 하며, 수많은 이미지들이 생성되며 그 가운데 살아남는, 다시 말해 사랑받는 것들에 의문을 갖고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길이 열리게 되었다. 알고 시작한 길이 아니었기에 한참 부끄러운 실수를 할 때도 있고, 작은 성공에 기뻐하다 다가올 다음 과제들에 두려워지기도 한다. 


최근  달리오의 “원칙”이라는 책을 일게 되었다.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투자자이자 기업가로서 이야기되는 사람으로서, 투자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40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로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어마어마한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기업 시스템,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방식을 공유하는 책을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자 출간하게 되었고 한글 번역본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성공이 작든 크든, 성공한 누군가의 성찰과 노하우를 접하기란 참 쉽지 않은데, 이렇게 친절하게 책을 내주었으니 빨리 찾아 읽어야 했다. 그래서 700p의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는 이 두껍고 무거운 무게의 내용을 펼쳐 들었다. 


이 책에서 "극단적 진실", "극단적 투명성”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극단적”이라는 표현에서 그 원칙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는 가족들, 친구들 간에도 얼마의 진실과 투명성을 지키며 살고 있을까. 하물며 직장에서 이것이 가능하단 말인가?라는 의문이 저절로 들었다. 한국의 보통 기업은 특정 직급에게만 공유되는 정보가 있고, 그 직급 이하의 사람들에게는 전달되지 않거나, 오히려 포장된 정보가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윗사람들이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며 그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어볼 요량으로 억지로라도 어울리게 된다. 이마저도 여성들에게는 함께하기엔 먼 장벽들이 존재하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 누군가는 그 정치적 흐름을 학습하여 어울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적게 배우고, 적게 공헌하며 자신과 기업을 분리시켜 이방인이 되어버린다. 작은 회사든 큰 회사든 이와 같은 일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달리오는 진실함과 투명성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해결방법은 이 방법뿐이라고. 


채용된 사람들이 조직을 위해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제시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HR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브랜드를 꾸준히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브랜드를 이끄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문화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그 문화를 관리하는 분야가 HR이었다. 집단교육을 위해 연수를 가서 원칙을 줄줄이 외우기도 하고, XX기업인이라는 정신무장을 시키는 일들이 빈번하다. 말로 전해 들으면 이런 집단교육을 비웃지만, 그 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은 쉽게 비웃지 못한다. 이미 세뇌당한 자신을 한동안은 경험하게 되기 때문일 듯.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조화와 서열구조 때문에 이런 손쉬운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나는 직장을 다니며, 항상 진실함과 투명성을 갈망해왔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길 바랬고, 그 진실함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기업과 동료들을 신뢰하며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자문하곤 했다. 하지만 반대로 창업을 하며, 기업가치와 팀빌딩을 하며 과연 나는 극단적 진실함과 투명성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눈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해결하다 보니 정보를 정리하여 공유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모두 오픈할 경우 오히려 문제가 더 많은 기업이지만 그와 관련한 정보를 오픈하지 않은 기업보다 우리 기업이 더 나쁘다고 결론지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런 게으름과 두려움을 떨치고, 진실함과 투명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단련시키는 것에서 출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를 더욱 채찍질하게 되었다. 


달리오처럼 성공한 기업가들은 “감정이 말하는 것과 이성이 말하는 것을 일치시키는 연습”을 하기 위해 “명상"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생각한 원칙을 정리하고 기록해 실제로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 또 노력한다. 이렇게 학습된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기업가는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끼리 사려 깊은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의견 충돌을 피하지 않음으로써, 탁월한 업무성과와 탁월한 관계를 지향할 수 있게 문화(기계)를 만들 수 있다. 달리오는 기업의 경쟁력 자체를 높이는데 더 집중해야 함을 두꺼운 분량과 반복되는 어휘를 통해 강조하고 있었다. 종종 나의 빈약한 네트워크를 원망할 때가 있다. 영업력도 떨어지고, 기업을 하기 위해 인맥을 만들어오지 않아 지속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앞서가기 쉬운 방법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후에 꼭 치르게 될 것이라며, 기업 경쟁력을 스스로 높이는데 집중할 것을 나에게 수십 번 강조해주고 있다. 


앞으로 디어 라운드는 10개월 동안 5명의 인원과 함께 우리 기업을 끌고 나가게 되었다. 생각이 많아지는 지점에 적절한 조언이 가득한 책을 만나 기쁘다. 우리가 두터운 신뢰와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극단적 진실함과 투명성을 추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 다운 방법들을 찾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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