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유산 후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펜을 들기로 했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모든 일들이 빠르게 진행되었고, 마침내 혼자 남았던 시간, 그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로 가득했던 시간들을 글로 적어 날려 보내기로 했다.
부디 이 깊은 슬픔과 아픔이 한 땀 한 땀 써지는 글들로 승화되기를,
우울하거나 두려운 생각에 갇히지 않기를,
이 글을 쓰는 동안 치유의 시간이 흐르기를 바라며
우리 아기의 흔적들을 차근차근 따라가 적으면서 마음을 정리해보려 한다.
더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 티끌만 한 공감의 위로가 된다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