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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s Jun 15. 2022

다운증후군 산전검사(기형아 검사)에 대해 알아보자

예비 부모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기형아 검사,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기형아 검사"라는 말만 들어도 예비 부모들은 간담이 서늘하다. 아마도 그 두려움은 "기형아 검사"라는 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나도 임신 9주 차에 들어서면서,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주치의 선생님께 기형아 검사 관련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한 번의 설명으로는 다 파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검사 종류와 검사 프로세스... 아마 모두가 설명을 들은 직후 느끼는 건, 뭐는 더 정확한데, 비싸대. 이 정도가 아닐까? 근데 내가 꼭 이 비싼 검사들을 해야 할 필요가 있나?


나도 같은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이 검사들에 대하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인 '우리동네산부인과, 우리동산'의 영상들을 참고하여 작성했으며, 나의 편의에 의해 영상의 내용들을 요약해둔 것이니 아래 내용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 분들은 반드시 원본 영상들을 시청하길 바란다. 의학적 개념부터, 이 검사가 갖는 의미, 이 검사를 대하는 태도까지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주옥같은 영상들이다.

좌측 상단부터 순서대로 영상을 시청하면 좋다.

임신 초기에 하는 다양한 검사들은 기형아 검사라고 하기보다는 '다운증후군 산전검사'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주로 염색체 수 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을 타겟으로 하며, 그중에서도 다운증후군을 주요 타겟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다운증후군 산전검사'라고 부르도록 하자.

'염색체 수 이상'이란, 인간은 23종의 염색체가 각 2개씩 있어야 하는데(2n=46, 아빠, 엄마로부터) 특정 염색체가 3개가 있거나 1개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염색체 수 이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생식세포의 감수분열 과정에서 염색체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발생하는데, 이과생은 이 부분에서 말하고 싶은 게 아주 많으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참아보도록 하겠다...

보통 염색체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초기에 자연 유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삭까지 생존하는 케이스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21번 염색체가 3개 있는 다운증후군, 18번 염색체가 3개 있는 에드워드증후군, 13번 염색체가 3개 있는 파타우증후군이다.

이 중에서도 에드워드증후군이나 파타우증후군은 출생 이후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반면 다운증후군은 건강하게 태어나면 50세 이상까지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21번 염색체가 3개 있는 다운증후군
모든 종류의 선천성 기형을 출산 전에 다 진단해낼 수 있는 산전 검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이나, 태어난 아기에서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모든 검사는 아기를 키울 부모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의무적인 것은 없다.


가장 먼저, 다운증후군 산전검사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보자. 산전검사에 대해 잘 이해하려면, 선별검사와 확진검사가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운증후군 산전검사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기억하고, 각 검사가 어떤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선별검사와 확진검사>

선별검사: 이 질환을 가질 수도 있는 확률로 저위험군/고위험군으로 나누는 검사, 대부분 비침습적인 혈액검사(초기 혈액검사, 트리플/쿼드 검사)와 NT검사가 이에 해당함

확진검사: 이 질환임을 진단해줄 수 있는 검사, 침습적인 융모막융모생검(CVS), 양수검사가 이에 해당함


<다운증후군 산전검사의 흐름>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NT검사, 선별검사) → 비침습적 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혈액검사, 선별검사) → 침습적 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 (융모막융모생검/양수검사, 확진검사)


1.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NT검사)

가장 처음 진행하는 검사는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로, 임신 11~13주 차에 정밀초음파로 '태아 목덜미 투명대(이하 NT, Nuchal Translucency)' 두께를 측정한다. 정해진 아기 크기 (머리엉덩길이 45~84mm)에서, NT가 (교과서적으로) 3mm 이상인 경우 염색체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태아에서도 측정한다.

NT를 왜 측정하냐면,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나는 아기들을 초반에 초음파로 봤더니, 목 뒤에 물이 차서 그 부분이 투명하게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두께가 두꺼운 아기들이 태어났을 때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여(다운증후군의 70%가 NT가 두껍다.) 임신 초기의 강력한 다운증후군 초음파 마커가 되었다. 측정하는 사람마다, 초음파 확대 정도에 따라, 태아의 자세마다 측정 길이가 다를 수 있어서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NT가 두꺼운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운증후군이나 기타 심장기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NT가 두꺼우면, Cell-free DNA 검사(NIPT)를 하거나 침습적 검사(융모막융모생검)를 하는 것이 권고된다. NT가 두꺼운데, NIPT를 선택하면 융모막융모생검으로 일찍 확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놓치며, 이 시기를 놓치면 양수검사를 해야 한다. 그 시간만큼 아기가 자라는 것이니 주치의와 상담하여 빠르게 잘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침습적 검사 또는 침습적 검사를 하여 염색체 이상이 아닌 것으로 선별 또는 확진되면 신경관결손증에 대한 선별검사(혈액검사)를 진행한다. 이후 임신 20~22주의 정밀초음파까지 확인하여 이상이 없으면 NT가 두꺼워도 아기가 건강히 태어날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NT검사 이후 검사의 흐름


2. 비침습적 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혈액검사)

산모의 혈액을 채취하여 태아의 염색체 이상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검사는 크게 '통합선별검사'와 'NIPT'로 나뉜다.

'통합선별검사(인티그레이티드 검사)'는 1차 정밀초음파(NT), 초기 혈액 검사(PAPP-A), 쿼드 검사(QUAD)로 구성된다. 통합선별검사를 모두 시행하면 진단율은 90~94%로, 다운증후군이나 에드워드증후군이 있는 태아를 놓칠 가능성이 5~10% 정도 있다. 그리고 이 검사들은 고위험군으로 선별되었으나 실제 다운증후군이 아닐 확률(위양성률)이 아주 높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관할 보건소에서 본 검사에 대한 쿠폰 등을 제공하여 무료로 검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쌍태아의 경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출처: 우리동네산부인과, 우리동산 (https://youtu.be/nCju_--PPpM?t=153)

통합선별검사보다 더 진단율이 높은 Cell-free DNA 검사인 'NIPT(Noninvasive Prenatal Test)'검사도 있는데, 이 검사는 산모 혈액 내에 존재하는 태아의 DNA 조각을 분석하여 염색체 수 이상을 선별(진단율 99%)하며, 성염색체 개수 이상도 선별 가능(진단율 95%)하다. 통합선별검사와 비교하여 위양성률이 낮다. 그러나 검사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다니는 병원 기준 55만원) 쌍태아의 경우, 교과서에서는 이 검사가 의미 없다고 하지 말라고 한다는데, 가능은 하다고 한다. 그러나 임신 초기에 둘 중 하나가 유산된 경우(Vanishing Twin)는 정확도가 아주 떨어진다. (유산된 태아가 염색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3. 침습적 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

침습적 검사는 확진검사로, 11~13주에 할 수 있는 융모막융모생검(CVS)과, 16주 이후 할 수 있는 양수검사가 있다. 침습적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에 따르는 태아 위험(유산/사산)은 드물게 가능성이 있다.(1/300)

융모막융모생검은 자궁경부나 복부를 경유해 '융모막'의 일부를 채취하여 검사하며, 융모막은 태반을 형성하는 조직으로 태아와 염색체 구성이 동일하기 때문에 태아의 염색체 이상을 확진할 수 있다.

양수검사는 산모의 복벽을 통해 양수를 채취하여 양수 내의 태아 세포를 배양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을 진단한다.

단, 염색체의 미세 구조 이상은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해야 확인할 수 있으며, 임신 20~22주 차 정밀초음파에서 비정상 소견이 나와 양수검사를 하는 경우에는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를 할 것을 권고한다.

NT가 두껍게 나온 경우 융모막융모생검을 권유하고, NIPT나 2차 혈액검사까지 진행하여 고위험군이 나온 경우 양수검사를 진행한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융모막융모생검을 하지 않는 병원인데, 필요한 경우 더 큰 여성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임신 초기~20주 사이에 시행하는 검사

염색체 수 이상은 산모의 나이가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인데, 의학적으로 분만 예정일 기준 만 35세 이상이면 고령 산모 또는 고위험 산모라고 하며, 다운증후군의 발생 위험도가 확 올라간다. NIPT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선별된 경우에도, 산모 나이에 따라 실제 이 아이가 다운증후군이 맞는지를 의미하는 양성 예측도가 다르다고 하니, 산부인과에서는 나이가 가장 중요한 변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20대 산모들이 다운증후군을 임신할 걱정으로 고가의 NIPT 검사를 할 필요가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한다.

NT가 정상인 경우, 35세 미만의 산모에겐 보통 통합선별검사를 권하고, 35세 이상의 산모들에게는 NIPT를 권하며 결과가 고위험군인 경우 양수검사를 하도록 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든 검사들에 대해서 설명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설명을 해준다. 우리 부부도 모든 설명을 들었다. , 그렇다면 우리 앞에 4가지 선택권이 놓여있다.

출처: 우리동네산부인과, 우리동산 (https://youtu.be/8mc-VEIPank?t=410)

1. 아무것도 안 한다.

2. 저렴한 피 검사

3. 비싼 피 검사

4. 배를 찔리는 검사


네 가지 선택권 중 정답은 없다. 각자 장단점이 있고,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아이를 키울 부모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내가 예비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런 검사들은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검사다. 아기가 혹시나 병을 갖고 태어나진 않을지 걱정하며, 행복해야 할 남은 임신기 4~5개월을 두려움에 떨면서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이에 대해 산전에 모든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것 또한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정확한 산전검사가 나온다고 해도, 이 아이가 얼마나 예쁘게 웃을지, 노래를 얼마나 잘할지, 나에게 어떤 기쁨과 행복을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비 부모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시고, 정확한 의학적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들, 특별히 나의 주치의 선생님과 우리동산 3분의 권홍추 선생님, 그리고 영상에 등장하는 김건우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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