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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mos Aug 22. 2022

[19주 임신일기] 눕눕? 놉놉!

정상 임신부라면 제발 눕눕은 하지말자.


18주, 체력 약한 임신부의 휴가 기록

19주, 임산부도 운동이 중요합니다. 정말요.



"임산부는 안정기까지 운동을 하면 안 되나요?"

"임산부는 눕눕이 최고죠."

"임신인 걸 확인하자마자 오늘부터 누워있어야 하나요?"

"임산부는 어느 정도까지 운동해도 되나요?"


나는 남편과 계획임신을 준비했었고, 임신 전 1년간 필라테스를 다닌 것도 사실상 임신 준비를 위한 운동에 가까웠다. 임신 이후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집 근처 필라테스 센터에 산전 운동을 도와줄 수 있는 1:1 코칭이 가능한 선생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꾸준히 그 센터의 3:1 필라테스 수업을 주 2회 들어온 지 1년이 되었고, 임신 사실을 병원에서 알게 된 후 잠시 중단하였다가, (물론 입덧이 심해 운동은 엄두도 안 났다.) 16주가 되고 나서 1:1 수업으로 전환하여 다시 주 1~2회 운동을 하고 있다.


임신은 질병이 아니고, 임신부는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임신 전에 하던 활동을 그대로 해도 된다. 물론, 술, 담배, 마약 이런 것들은 절대 하면 안 되고, 먹는 것도 자유롭게 먹어도 되지만 카페인,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큰 생선(참치, 연어), 여름엔 식중독 위험이 있는 날것 등은 조심하고 있다. 임신 이후 내 일상에서 달라진 것은 컨디션 말고는 크게 없다. 하던 일도 열심히 하고 있고, 매일 운전해서 출퇴근하고 있다.


다음 내용의 의학적 근거는 산부인과 전문의 홍혜리 선생님의 의견을 따랐다. (출처: https://youtu.be/psIVgXU0jy0)


정상 임신부에겐 '눕눕'은 정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에이 아직 젊으니까~ 만으로 20대니까~' 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나는 30대 이상의 임신일수록, 35세 이상의 노령임신(교과서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일수록 더 운동량, 일상에서의 활동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퀴즈에 출연하셨던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님도, '눕눕'을 하면 안 되는 이유로

1. 몸이 나빠진다. 2. 혈전 위험도가 증가한다. 3. 임신부의 삶의 질이 나빠진다.

위의 세 가지를 들었다.

임신을 하면 혈전에 대한 위험도가 비임신일 때보다 12배 증가하는데, 하루 온종일 누워있다면 가뜩이나 끈적해진 피가 더 느리게 흐르며 위험도는 더 증가할 것이다.


나는 안정기에 들어선 이후 운동을 하기 시작했지만, 본인의 컨디션이 괜찮은 경우 그 이전에 하던 운동을 계속해도 된다고 한다. 나는 워낙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운동을 쉬었다. 그러나 일은 쉬지 않았다.

'안정기'는 보통 12주 이후를 가리키는데, 이때를 '안정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12주 이전에 대부분의 자연 유산(80~90%)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는 9주 경 초음파 상 피고임이 보여 절박유산 진단으로 유산방지를 위한 질정을 2주간 처방받았었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출퇴근 약 2시간 거리의 운전을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공장 현장에 다녀오기도 했으며, 단축근무를 하던 기간이지만(법적으로 초기 12주까지 가능) 집에서도 '눕눕'을 하진 않았다.

아기는  생각보다 강하다는 믿음과, 초기 유산의 대부분은 아기의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자연 소실되는 것이라는  알고 있었고, 절박유산일  아무리 누워있는다고 해서, 그리고 사실상 질정이나 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유산될 아기가 유산되지 도록 막아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주치의 선생님도 '안정을 취하시는 게 좋겠어요'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이 시기에 의사들이 이것저것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유산이 되었을 때 대부분 산모는 자기 탓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것 했기 때문에 아기가 잘못됐을 거야,라고 무엇인가 원인을 찾고 싶은 것이다. 아기 탓을 하는 것보다 내 탓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니까.

진짜 '눕눕'을 해야 하는 산모도 있다. 임신성 고혈압, 다태아, 조기진통으로 인해 자궁경부를 묶는 시술(맥도날드 수술)을 한 경우, 선천성 심폐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임신 중 운동을 하려면 주치의와 반드시 상담이 필요하다.


교과서에서는 정상 임신부의 경우 주 150분 이상의 운동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주 150분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다. 주 5회 30분씩, 또는 주 6회 25분씩 운동을 해야 한다. 추천하는 운동은 대체로 임신 전에 하던 운동이면 다 괜찮으나, 급격한 방향 전환을 요구하거나 배를 다칠 수 있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고(대부분 구기 종목), 자전거 타기도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으나 실외에서 타는 경우는 부상을 크게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것은 빠르게 걷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과 요가, 필라테스 등의 적절한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을 포함한 운동이 좋다. 웨이트도 임신 전에 꾸준히 한 경우는 임신 중에 해도 크게 상관없다고 한다.

요가나 필라테스는 임신부를 위한 전용 클래스를 수강하는 게 경험 상 좋다. 가장 좋은 건 1:1 수업인데, 선생님과 소통하며 수업이 가능하고, 내 체력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의 경우 임신부 요가는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은데, 필라테스의 경우 임신부 그룹 수업은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일반인 대상 그룹 수업을 그대로 듣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엎드리거나 눕는 동작, 복근을 공략하는 동작,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 동작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유튜브 힙으뜸 '임산부, 웨이트하면 안 된다?)

이러한 생각으로 나도 임신 중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16주까지 두 달간 운동을 쉬기도 했고, 그 기간 동안 그냥 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입덧, 체덧, 두통 등등 컨디션의 심각한 저하로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았다. 그 기간 동안의 근손실은 필라테스 수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여지없이 나를 힘들게 했다.


나름 1년 간 필라테스를 주 2회 꾸준히 해오면서, 우리 반에서 내가 제일 에이스라고 자화자찬하며 운동을 해왔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까지는 러닝도 자주 했고, 10km 마라톤에도 여러 번 나갔었다.(최고 기록 1시간 10분!) 2021년에는 남편과 이상한 오기가 생겨 대한민국 3대 高산에도 올랐다. (2월 한라산, 5월 지리산, 9월 설악산) 가끔 남편과 동네 뒷산에 오를 때면 자칭 '관악산 날다람쥐'라며 거침없는 트래킹으로 남편을 앞질러 가기도 했었다. 이렇게 나름 지구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런 내가 임신 이후 조금만 오래 걷거나, 예전보다 훨씬 낮은 강도의 근력운동을 하면 심박수가 너무 빨라지고 숨이 차다. 특히 상체 근육이 다 빠져버려 필라테스 수업에서 상체 운동을 할 때면 선생님께 "제 스스로가 너무 실망스러워요."라고 말할 정도로 심란했다. 이미 잃은 근육에 미련 갖지 말자! 새로 얻으면 된다! 나름 임신 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잃어도 이만큼 남은 것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하려고 한다.


임신을 하면 피의 양이 많아지고 혈관은 넓어지면서 혈압이 낮아진다. 그래서 보통 임신기 정상혈압은 일반인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에 비해 심박수는 일반인에 비해 높은 편인데, 혈압이 낮으니 그만큼 열심히 펌프질을 해주어야 혈류가 정상적으로 돌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애플워치로 측정했을 때 휴식기 90BPM, 그냥 걸을 때 120BPM까지 상승하며, 운동을 할 때는 140BPM까지 상승한다. 그냥 걸을 때 남들이 뛰는 만큼 힘들다.

그래도 요 며칠 걷기를 20~30분 정도 했더니 심폐지구력이 많이 나아진 기분이다. 운동 중 숨이 급격하게 차는 현상도 많이 나아졌다. 주변 임산부가 뭐라고 해도, 맘카페에서 뭐라고 해도 앞으로도 운동은 만삭까지 나와 함께할 것이다. 써니를 위한 것도 있지만, 내가 출산 후 빨리 회복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근육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니까!


항상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 (유퀴즈 전종관 교수 출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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