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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May 06. 2023

운동으로 살 뺄 생각하지 말자

2일 차. 뚱땡이는 그 정도 할 수 없다

 운동으로는 살을 뺄 수 없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가 싶겠으나, 사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운동 계획을 세우고,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거나, 개인 트레이닝을 잡거나, 필라테스를 한다. 하지만 뚱선배로서 감히 예측하건대, 100에 99는 실패했을 것이다. 돈 낸 만큼 했는데 원하는 효과가 나지 않았거나, 중간에 포기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당연하다. 여러분이 정말 뚱뚱하다면, 여러분은 살이 빠지는 운동을 할 수 없으며, 한다 해도 다치거나 더 먹게 될 것이 분명하다.






 체내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metabolism)는 동화 작용(anabolism)과 이화 작용(catabolism)으로 나뉜다. 동화는 에너지(칼로리)를 흡수하여 물질(신체)을 합성하는 과정, 이화는 물질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즉, 증량은 동화, 감량은 이화라고 보면 된다.


 운동은 명백한 이화 과정이다. 그럼 줄기차게 운동하면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닌가. 맞다. 하지만 여러분이 뚱뚱하다면, 절대 그럴 수 없다. 먼저 나와 여러분의 체력은 충분한 이화 작용이 일어날 만큼 운동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두 번째로, 설사 우리가 충분한 이화 작용이 일어날 만큼 운동했다 하더라도, 그 후에 신체의 항상성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게 된다. 운동을 통해 체내에서 이화 작용이 일어나면, 체내 혈당과 글리코겐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와 같은 변화는 생명체의 항상성 측면에서 위험한 작용이다. 따라서 우리의 몸은 호르몬을 통해 얼른 먹으라는 지시를 내리게 되는데, 우리같이 평소에 많이 먹거나 안 좋은 음식 좋아하던 사람들은 이때 먹는 섭취량이 이화 된 물질에 비해 훨씬 더 많을게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이화 작용 후 넘치는 에너지가 섭취되었다면, 우리 몸은 이를 기반으로 동화 작용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게 바로 운동 후 벌크업을 통해 건강한 돼지가 되어가는 길이다. 물론 실제로 건강한지는 미지수다.


 이와 같은 3단계 악화 과정을 밟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몸 상태와 체력에 맞춰 섬세하게 계획된 운동과, 그 후의 철저한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몸 상태와 생활 습관, 심폐 지구력과 근력 등의 상태를 면밀히 검증하고 이를 기반하여 과학적으로 운동을 계획 및 실천해 줄 트레이너는 거의 없거나, 있다 해도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아울러 운동 후의 철저한 식단 관리는, 거대한 스트레스로 우리가 다이어트를 중단하게 하는 가장 큰 적이 된다. 이게 함부로 연예인의 다이어트를 따라 하면 안 되는 이유다.






 지금부터 몇 차례에 걸쳐하는 이야기는, 강한 육체노동을 수반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운동선수, 임신부/ 수유부/ 성장기 청소년, 그리고 1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을 가졌거나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는 따라 하면 안 되는 방법이다. 병의 치료는 무조건 의사 선생님의 진단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위에 해당하지 않는 우리는 보통 육체노동 강도가 중등 이하인 사무/외근직 또는 사업자일 것이고, 또는 가사 노동에 임하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3끼를 먹거나, 부실한 아침식사가 반영된 2.5 끼니 정도를 먹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서 말한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해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도,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는 빈약한 의지와 체력으로 인해 중도 포기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단식이다. 먼저, 단식은 절대로 비과학적이고 무식한 방법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의사 선생님들과 영양학계, 노화학계의 석학들은 단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단식은 절대 위험하지 않고, 사람에 따라서는 덜 먹는 3끼보다 훨씬 쉬울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식이 굉장히 무식하고 위험한 방법이라고 알고 있으며, 그 편견을 넘어 실천하는 사람들도 초기에 오는 격렬한 공복감과 무기력감, 어지럼증을 이유로 단식을 중단하는 경우들이 많다. 가장 최악은 단식하다 어지럼증이 온다고 중간에 캔디를 하나씩 먹거나 과일을 하나 먹었다고 하는 경우다. 힘든 건 힘든 대로 다 경험하고 단식의 효과는 보지 못하는 경우들이다.






 단식의 기본적 목표는, 몸의 이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말만 들으면 근손실이 올 것만 같다. 하지만 진짜 몸을 약하게 하는 것이라면 의사 선생님들과 박사님들이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단식으로 이화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몸의 변화를 알아보자.





2일 차 체중 : 107.4kg (어제보다 -1.7kg / 목표 체중까지 28.3kg 남음)

 - 아침 공복 혈당 99mg/dL (깜빡하고 오전 11시 45분에 측정)

 - 호흡 케톤 기기 없어 미측정  ➡️ 3주 차에 케토시스 진입 확인용으로 측정 예정

 - 2일 차 식사 없음 (물만 마시는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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