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정살 나물찜 (feat. 혈당)

29일 차 ① 기다리던 포식의 날

by 도원

아침부터 분주했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인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점심을 직접 만들고 먹고 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준비해서 세팅을 완료해야 점심시간을 온전히 먹는 것으로만 즐길 수 있다. 여섯 시에 일어나자마자 새벽 배송 주문한 항정살과 부지깽이, 죽순을 손질했다. 해 본 적도 없고, 들어 본 적도 없는 요리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집밥의 묘미 아닌가.





1. 손질한 부지깽이를 찜기에 올린다. 굵은 줄기는 제거하고 소금으로 간한다.

IMG_3225.JPG 부지깽이나물 세팅


2. 통항정살 500g을 부지깽이 위에 올린다. 항정살의 기름이 부지깽이에 스며들기 위함. 소금 간.

IMG_3226.JPG 항정살은 통항정살이든, 아니든 상관없을 것 같다


3. 죽순을 올린다. 이유는 없다. 내가 좋아한다. 사실 표고도 올렸는데 사진을 못 찍었다. 소금 간.

IMG_3227.JPG 죽순은 맛있다


30분가량 쪄 준다. 죽순과 표고버섯, 항정살을 먼저 꺼낸다. 모두 비슷한 모양으로 썰고, 접시에는 부지깽이나물, 항정살, 죽순, 버섯 순서로, 원래 찔 때와 같은 순서로 올려서 플레이팅 했다.


IMG_3231.JPG 완성된 항정살 부지깽이나물찜(feat. 죽순과 표고)


부지깽이나물은 울릉도 취나물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름이나 산지, 근본은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상당히 향이 좋고 맛있으며,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울릉도에서 나는 채소는 다 돼지고기랑 잘 어울리는 게 아닌가 싶다. 명이나물이 대표적이지 않은가.


죽순은 부티르산, 카프릴산 등 내가 방탄커피에 넣는 버터나 MCT 오일을 통해 일부러 섭취하는 훌륭한 포화지방이 좀 있다. 사실상 숲에서 나는 버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나 보다. 사실 뭐 영양은 모르겠고 맛있어서 먹는다. 맛있는데 살 안 찌니 더 좋다.


다른 간은 할 것 없이 소금으로만 간 했지만, 저 부지깽이나물의 훌륭한 커버로 너무 맛있게 먹었다. 물론 K-밥상에 고기만 있을 수 없어서, 집에서 직접 담은 삭힌 고추무침을 곁들였다. 오늘 만든 건 아니고 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천일염으로 4주 동안 삭히고, 고춧가루와 양파, 참치액과 에리스리톨로 맛을 냈다.


IMG_3234.JPG 이건 진짜 맛있다


이 현기증 나게 맛있는 식사를 하기 전에 측정한 혈당은 88mg/d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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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한 시간이 조금 안 걸렸고, 종료 후 한 시간 뒤에 측정한 혈당은 102mg/d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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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정살 500g은 일반 고깃집에서는 약 3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많이 먹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그 정도의 양을 먹어도 혈당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오늘 식사에서 당이 있는 부분은 죽순과 고추무침의 참치액 정도인데, 그로 인한 14mg/dl정도의 상승은 아주 정상적인 변화로 봐도 된다. 더 타이트하게 혈당을 관리하고 싶다면 고추무침을 할 때 참치액 대신 미원을 쓰는 게 좋다. 죽순은, 맛있으니 유지하자.






고기는 채소랑 먹는 게 좋다. 어른들 늘 하시는 말씀이지만, 맞는 말이다. 채소의 식이섬유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과 함께 엉켜서, 소화와 흡수를 느리게 만든다. 포만감의 지속력을 높이고,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는 이야기다. 뭔가 죄짓는 것 같은 음식을 먹는다면, 죄책감의 크기만큼 채소를 같이 먹는 것도 좋은 방어법이다.


오늘은 나 말고도, 아내도 다른 메뉴로 혈당 검증을 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마저 이어가겠다.




29일 차 체중 : 97.8kg (어제보다 0.3kg 증가 / 목표 체중까지 19.35kg 남음)

- 호흡 케톤 : 72ppm

- 29일 차 식사 : 항정살 부지깽이나물찜 (죽순, 표고버섯 포함)

- 오늘 포식의 날로 정했기 때문에, 내일의 체중은 더 늘고 케톤은 줄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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