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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Jun 05. 2023

집에서 만든 멕시코 음식

30, 31, 32일 차의 기록. 고강도 케토시스와 감량 속도 조절

 10kg 감량을 달성한 후로, 지속적으로 너무 빠른 속도로 감량이 진행된다 싶어, 최근에는 단식을 중단하고 음식을 계속 먹었다. 끼니는 보통 한 끼, 혹은 두 끼를 먹었다. 매일 먹었지만 큰 틀에서는 간헐적 단식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고강도 케토시스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






 최근의 체중과 호흡 케톤 동향을 살펴보자.


5/27 ~ 6/5 체중 및 호흡 케톤 변화


 회식 이후 강력한 단식 기간을 거치면서, 5/31에는 완연한 케토시스에 돌입했다. 그 사이 체중은 4kg 이상이 감소했다. 6/1부터는 내가 측정하는 기기에서는 위험하다고 말하는 수준으로 호흡 케톤 수준이 증가했다. 사실 위험한 것은 없다. 하지만 체중 감량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약간의 완급조절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6/2는 포식의 날로 정하고 항정살 나물찜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인 6/3, 체중은 오히려 감소했고, 호흡 케톤은 여전히 60ppm 이상을 나타냈다. 그래서 단백질을 조금 더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차돌박이 나물볶음을 먹었더니, 체중은 다시 98kg, 5/31 수준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호흡 케톤은 61ppm이다. 6/4에는 코스트코 한우 채끝살을 사서, 두 덩어리를 먹었다. 엄나무순 무침과 미역오이초무침은 꽤 많이 먹었다. 오늘 아침에는 체중이 증가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감소했다. 호흡 케톤은 51ppm. 기기에서 위험하다고 말하는 수준은 벗어난 것 같다.


 오늘은 마저 케토시스 수준을 조금 떨어트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저녁으로 부리또 보울을 만들어먹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 양파와 차돌박이를 썰어 넣고, 다진 마늘과 고수, 청양고추 2개를 넣어 볶았다. 그릇 한쪽에는 아보카도를 부셔서 놓고, 볶은 것들을 옆에 담은 뒤,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살사 소스 (당이 거의 없다)와 아보카도 마요네즈를 뿌렸다. 여기에 그라나 빠다노 치즈와 고수를 많이 뿌렸다.

집에서 만든 부리또 보울


 아내는 잡곡밥과 함께, 나는 이것만 먹었다. 멕시코 음식은 과카몰리를 비롯해서, 생각보다 건강하고 맛있는 게 많다. 맘 같아서는 시간 내서 치폴레 소스도 직접 만들어서 쓰고 싶지만, 너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회사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하기엔 힘들 것 같다. 치폴레 소스 없이도, 살사 소스 정도만 써도 중남미의 맛을 구현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아보카도, 아보카도 마요네즈의 건강한 지방과, 파프리카, 토마토, 양파, 고수 등의 채소, 그리고 차돌박이의 조화는, 당 없이도 맛있고 푸짐한 한 접시를 만들어줬다.


 




 호흡 케톤이 과다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굳이 탄수화물을 먹을 필요는 없다. 굳이 탄수화물을 직접 먹어서 인슐린을 올리는 방법보다, 케토시스를 깨지 않으면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 포도당 신생합성 과정을 이용하면 된다. 현재 상황은 체지방이 분해된 부산물인 케톤이 에너지로 쓰이고, 또 다른 부산물인 글리세롤이 포도당을 만들어내서 체내 혈당이 유지되는 것이다.


 이때 체지방 분해 속도가 너무 빨라서 호흡 케톤이 높게 검출되는 것인데, 이와 같은 포도당 신생합성 과정은 단백질로도 가능하다. 필요 이상의 단백질 섭취로 잉여 아미노산이 발생하면, 간에서는 이 잉여 아미노산으로 포도당을 합성하는데, 이 아미노산을 통한 포도당 신생합성은 체지방을 이용한 포도당 신생합성에 우선순위가 앞선다.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현금이 딸려서 부동산을 팔고 있는 사람에게, 현금을 다시 쥐어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물 지원을 통해, 너무 빠른 속도로 부동산을 팔아치우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빠르게 부동산을 팔아치우는 것, 즉 빠른 체지방 감소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뭐든 너무 과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요 며칠간은 단백질을 공급한 것이다.






 케토시스의 수준은 조금 떨어졌지만, 탄수화물을 먹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수준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 내일 아침의 체중과 케톤을 지켜보고, 하루 더 단백질을 섭취한 뒤 다시 단식에 들어갈지, 아니면 바로 단식에 들어갈지 결정할 예정이다. 





32일 차 체중 : 98.15kg (어제보다 0.2kg 감소 / 목표 체중까지 19.05kg 남음)

 - 호흡 케톤 : 51ppm 

 - 32일 차 식사 : 부리또 보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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