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 41일 차. 안일함이 부른 참사
체중 감량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속도 조절을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마음에 생긴 균열이 조금씩 커지면서, 지난 주말의 과식을 불렀고, 결과는 일주일 이상을 뒤로 후퇴시켰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열심히 하면 된다. 일단 나의 과오를 복기해 보자.
지난 토요일에는 결혼식이 있었다. 끝나고는 술자리가 있었고, 차돌삼합과 평양냉면, 소주를 먹었다.
과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이 날 먹은 라면을 제외하고는 크게 죄책감 가질 필요가 없는 메뉴였다. 다음날 아침 해장국도, 평소와는 다르게 우거지, 콩나물, 황태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한 우거지황태콩나물해장국을 먹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일은 아니었다.
다만, 문제는 점심부터 발생했다. 어차피 술을 마시고, 케토시스가 깨졌다는 생각을 하니, 오늘 맘껏 먹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발동하면서, 그동안 마음속에 있던 파스타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오일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크림 파스타 모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르기 힘든 시간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결국 3가지 파스타를 다 먹기로 했다.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으로 당 없이 조리했지만, 이 정도 탄수화물 폭탄은 케토시스를 망가뜨리기에는 충분하다. 당연히 아내와 함께 나눠먹었다.
오랜만의 탄수화물 폭탄은 신기하게 소화도 잘 됐다. 그래, 어차피 깨진 김에 저녁도 먹자 하면서, 저녁에는 피자를 주문해 먹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체중계에 올라가니, 거의 2kg이 불어나 있었다. 물론 당장 살이 된 것은 아니고, 혈당과 글리코겐, 거기에 다시 올라온 인슐린으로 인해 소듐이 몸에 잡히면서 수분까지 증가한 결과다. 그럼에도 다시 -10kg 수준, 즉 일주일은 뒤로 후퇴한 체중을 보면서, 반성을 했다. 앞으로는 약간의 일탈이 있다 하더라도 탄수화물 제한은 지키자는 것과, 일탈은 한 끼니로 족하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월요일은 완전 단식, 화요일과 오늘은 무탄수 1끼 간헐적 단식을 시행했다. 1끼 먹을 때의 음식은 아래와 같다.
오늘 아침 간신히 98kg 대로 복귀했다. 다시 열심히 달려서, 2달 차의 남은 기간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내가 굳이 조절하지 않아도 나는 중간중간 이탈하기 마련이므로, 앞으로는 굳이 일부러 속도조절을 할 계획은 없다. 최대한 노력하고, 중간에 이탈하면 다시 또 궤도로 진입하려 노력하는 생활을 유지할 예정이다.
41일 차 체중 : 98kg (목표 체중까지 18.9kg 남음)
- 호흡 케톤 : 26ppm (오늘 간신히 다시 케토시스 진입)